본문 바로가기

오래된이야기/일상에서 잡다한 느낌들

청 무우(영산갈비) 김치 담글때면 생각나는친구

이맘때 되면 무우청길게 달린 다발 무우 아시지요?
그것을 쩍하니 네쪽씩 내어서 슴슴하게 젓갈 조금넣고
고추가루 슬쩍 버무려 익히면 무우청하고 무우가 시원하게 맛이 들지요

그것을 하나 젓가락에 꽂아서 금방 지은 햅 쌀밥 한술 입에 넣고

쩍하니 한입 베어 물면 맛이 있는데

난 이맘때면 꼭 한두다발씩 그 김치를 담곤하지요
그저께도 두다발 담궈서 오늘 왼만큼 익은것 같아 한통은 딤채에 넣고

한통은 오늘 저녁부터 시식을 해볼려고 사골하고 도가니 스지 사다가 고우는 중이랍니다,

이제 날씨도 쓸쓸 해지고 저녁이면 뜨건한 국물이 생각날때 �아요?

처녀때 직장 다닐때 였어요 집이 시골이라 당연히 자취 생활이지요

그나마 서울에 친척이라고 없는 (아마 있어도 따로 살았을거예요)

저는 혼자 방을 얻어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금촌을 고향으로둔 동료가 있었어요
그친구 출퇴근하기는 좀 멀고 집을 얻자니 좀 그렇고 해서 저하고 같이 있으면서 보낸 시간들이 많았거던요

저도 덜 외롭고 하여 늘상 같이 붙어 있었는데

그때 자주 가던 음식점에서 자주오는 단골 처녀들 이라고 주인아주머니 께서

그김치를 양푼에다가 가득 담아서 한번 먹어보라고 주시는거예요

그 식당 주인 아주머니께서 영산포가 친정이라고 하셨는데

영산포에서는 영산갈비 라고 하신다고,

격의 없이 먹어본 그무우김치가 그렇게 잊어버려지지 않더라고요

그러고 몇년후에 친구가 먼저 결혼을 했고, 난 나대로 직장을 한두어번 바뀌기도 했지요

친구가 결혼후 둘째 아이 돌때 까지는 찻아가서 옜날 얘기하며 웃기도 했는데...

그후 내 생활이 변화가 여러번 있는 동안에 그친구와는 연락이 끈기고

다른 친구의 얘기를 빌자면 남편이 바람이 나서 이혼을 하게 �다나요,

아이는 친구가 다맡아 기르게 �는데 설상가상으로

아이 아빠가 다른여자와 함께 차를타고 가다가 둘다 교통사고로 돌아 가셨다네요

모든 양육을 떠맞게 된 친구는 자기자신이 부끄럽다구 친구들을 잘 만나려 들지를 않는다는군요

어쩌다 핸드폰번호를 알게 되어 여러번 만나기를 요청해 봤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사는곳이 멀다는 핑계로 잘 만나 지질 않네요,

난 영산갈비 김치는 매년 걸르지 않고 담그는데 담글때 마다 그친구를 떠올리면서

둘이서 자취방에 누워 이런저런 미래를 떠올리며 밤을 세던기억들,

고생하며 힘들엇던 푸념들 둘이서 풀어 가며 지냈던 그 시간들이 너무도 그리운데 ....

오늘은 또 도전해서 전화를 걸고 만나기를 요청해 봐야 겠네요

이제 나도 친구 만나러 갈때 어려움없이 갈만큼 작은 차도 있으니

내가 나서서 만나러 가야 겠어요

친구를 만나면 옜얘기 하면서 어디가서 따끈한 국물로 점심한끼 먹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