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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주시는 하나님/성도의 생활

[스크랩] 하나님의 면전에서 행하는 삶 (Coram Deo)

하나님의 면전에서 행하는 삶 (Coram Deo)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들 중에서 가장 큰 욕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평판과 평가에 민감합니다. 누가 자신에 대해서 좋은 말을 하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 마음이 우쭐해 집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면 마음이 금방 우울해 집니다. 그래서 프랑스의 실존철학자 싸르트르는 “타인이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 나의 존재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며, 나에 대한 타인들의 평가는 너무나 쉽게 바뀌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싸르트르가 이런 말을 남겼지만 자신도 타인의 평가라는 지옥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지 못했음은 분명합니다.


16세기 종교개혁 운동이 성경을 통하여 바르게 회복한 진리는 바로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하든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을 완전한 의인으로 인정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사단이 나에 대해서 끊임없이 송사한다 할지라도, 율법이 나에게 정죄감을 심어준다 할지라도, 타인들이 나의 잘못과 허물을 파헤치고, 끊임없이 물고 늘어진다 할지라도,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완전한 의인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정하시고, 받아 주셨다는 것이 바로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의 진리였습니다.


이러한 이신칭의의 진리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자세를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전에는 부모님들의 평가에 민감하게 살았습니다. 과거에는 친구와 동료들의 평가에 민감한 채로 살았습니다. 이전에는 나의 아내와 남편과 형제 자매와 이웃들의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나 자신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 다른 사람들의 눈과 평가에 의해서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의롭다 함을 얻은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사람의 평가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아무리 현란한 찬사를 연발한다고 해서 그들의 평가가 나를 완전한 의인으로 만들어 줄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해서 그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 나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부정적인 평가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회개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나를 그렇게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나의 기쁨과 슬픔이, 나의 행복과 불행이 더 이상 좌지우지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종교개혁자들은 “coram deo" (in the presence of God)라는 모토를 창안해 내었습니다. 여기서 코람 데오라는 말은 ”하나님의 면전에서“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좋은 평가를 기대하며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평가를 기대하며 행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푸줏간의 주인으로 살든, 광산에서 금을 캐는 광부로 살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살든, 가정 주부로 평생을 살아가든 아무 상관없이 나의 모든 삶이 오직 하나님 앞에서만 행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우리 삶의 유일한 청중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보이기 위해서 애써야할 대상은 결코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행위에 대하여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는 심판자도 결코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보여야할 분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 하나님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우리를 받으시고 용납하셨기에 우리는 하나님께 더 잘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조차도 없어 졌다는 것입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무상의 큰 은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시고, 하나님의 존귀하신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종교개혁자들을 반복해서 강조하였습니다.


이 코람데오의 진리는 종교개혁자들에게 교회의 갱신을 향한 불굴의 의지와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개혁자들은 사람들로 인하여 지나친 희망에 부풀게 되지도 않았고, 사람들로 인하여 지나친 좌절이나 실망을 경험하지도 않았습니다. 종교개혁이라는 거룩한 대의에 대해서 반대하고 핍박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고 할지라도, 사람의 반대와 핍박은 바람이 불면 날아갈 수밖에 없는 낙엽과 같은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반대하고, 핍박의 칼날을 간다 할지라도,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일이라면 반드시 성취될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오직 우리의 유일한 청중이 되시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과 공의와 자비로 행할 때 (미가서 4:6) 하나님의 영광스럽고 거룩하신 뜻이 그들을 통하여 이 땅에 실현될 것을 믿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꼭 필요한 진리가 바로 이 코람데오의 진리입니다. 청중들이 설교에 대해서 지루해 할까 두려워 설교를 코메디나 개그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목회자들이 만연합니다. 하나님의 진리를 사람들이 내팽개칠까 두려워, 사람의 철학과 이념을 섞어서 불순한 진리를 설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말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하지도 말고, 오직 하나님의 면전에서 하나님만 기쁘시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코람데오의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출처 : 창골산 봉서방
글쓴이 : 봉서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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