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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이야기/일상에서 잡다한 느낌들

[스크랩] 말이 너무 많으면

 창골산 봉서방 카페

 법                       말이 너무 많으면

                

 

말이 너무 많으면..

어느 집에 갔더니 3돌 짜리 아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는지 어른들의 대화에 지장을 줄 정도 였다. 그래서 살살 달래서 다른 방으로 보내고 나서야 겨우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재미 있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귀엽고 같이 놀고 싶어진다. 어린 아이가 그것도 한창 말을 배울 어린 아이가 말이 많은 것은 귀엽지만 어른이 말이 많은 곤란한 일이다.

나는 시드니에서 지난 10 년 이상 대화 모임을 해왔다. 역시 제일 어려운 일은 한 사람의 장황한 수다가 그룹의 상당량의 시간을 지배할 경우다. 제지를 하자니 그 사람이 상처를 입을 것 같고, 그냥 두자니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인다.

그러나 그룹의 리더는 그룹을 해칠 만한 요소와 변수를 통제해야 한다. 그룹의 역동성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행동, 대화, 태도, 기타 요소들에 대한 한계를 정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과정에 개입하여 파괴적 요소와 변수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말이 많다고 모두가 수다는 아니다. 어떤 특정한 주제를 두고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내면에 담긴 내용들을 길게 풀어내는 것을 수다의 범주에 담아 도매금으로 몰아서는 안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모든 주제에 대하여 장황한 레퍼토리들을 풀어 놓는다면, 이것은 결국 전체의 역동의 흐름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할 경우 그룹에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첫째, 궤도 이탈이다. 대화 주제의 흐름이 수다에 의해서 치우치게 될 수 있다.

둘째, 다른 구성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게 된다. 다른 구성원들의 나눔의 기회를 빼앗을 수 있고, 대화에 흥미를 잃어 버려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야기할 수 있다.

셋째, 가장 나쁜 결과인데 그룹 역동에 균열과 붕괴가 발생한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보이지 않게 은근하게 구성원들에게서 소외될 수 있다.

물론 말이 많은 것에도 이유들이 있다.

첫째, 내면적 자아의 틀이 박약하기 때문이다. 내면세계의 연약함은 종종 수다를 방어기제로 삼을 수가 있다.

둘째, 침묵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쩌면 그룹의 역동을 도우려는 동기일 수도 있다.

셋째, 타인의 감정과 관심사를 무시한 일종의 자기도취 때문이다. 자기중심적 자세가 수다로 나타날 수도 있다.

서양 격언에 "세상에는 할 말이 있어도 못하는 사람과 할 말이 없는데도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의 두 종류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할 말이 있어도 못하는 사람도 좀 살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대화에서 항상 중요한 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할 말”로 착각한다. 그러나 이 둘은 전혀 다르다. “하고 싶은 말”은 시작부터가 자기 자신이다. 상대방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상관없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고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다.

해야 할 말이란 새로운 정보가 있던지, 재미가 있던지 하는 말이다. 요즘 세상은 우리가 접하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불필요한 정보를 들으면 최대한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짜증이 나는 시대이기도 하다. 당사자는 심각하게 자신의 주장을 설파해도 듣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울리는 꾕과리'가 되기 쉬운 것이다..

- 지성수 -
 

 

                  

 

출처 : 창골산 봉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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