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가 피고 버들 강아지 나올즈음이면
학교 공부 끝내고 친구들 몇명 이서
대나무 소쿠리와 작은칼을 가지고
고동골 골로 들어가다 보면 양지쪽 논둑으로 쑥이 쑥~올라잇다
신나게 동요 불러 가며 너불너불한 쑥을 소쿠리에 한가득 담다보면
어느새 해가 서산에 얼굴을 묻기 시작한다
집으로 돌아 오면 엄마는 다 아시면서도
쑥 띁어온 딸에게 칭찬을 해주실려고
"어디서 이렇게 좋은쑥을 해왔노?" 하신다
이튿날 학교에서 돌아 오면
틀림없이
그쑥은 쑥버무리가 되어 잇다
쌀가루에 쑥을 석은것이 아닌 쌀이 모자라
쑥에 쌀가루 나 밀가루 를 뭍혀쪄논 쑥버무리
그때는 설탕은 없고 사카린이나 신화당 쯤으로 단맛을 내고
그래도 그게 왜 그렇게 맛이 있던지.......
그럼 신나서 일요일날은 아예 일찍 출발하여
좀 먼곳으로 가서 쑥도 캐고 진달래도 따서 돌아 오던길에
개울가에 손 씻으며 혹 돌미나리 라도 발견하면
좋아하시는 엄마 얼굴 떠올리며 모두 잘라 바구니에 담아
집으로 돌아 갓던 그옜날이
쑥 버무리와 함께 떠오른다
이젠 그때 단짝으로 나와 쑥 을 캐던 친구도
그쑥을 받아 들고 함박웃음을 웃으시던 어머니도
이세상에는 존재 하지 않지만
내가슴속에는 봄만되면 그때의 봄이주는 행복했던 얼굴이
다시 되살아나 빙그레 미소 짓게 한다,
가끔 그때 그맛을 볼려고 쑥버무리를 사먹어 봤지만
쌀에 쑥을 석은거라 그런지
내 입맛 때문인지
그때의 맛은 간데 없고
추억만 손에 쥐고 있었음을
오늘처럼 봄이 오고 있는날
북경에서 그 쑥 버무리 조차 그리워 해본다.
'오래된이야기 > 일상에서 잡다한 느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부중심 으로 살기? (0) | 2004.03.09 |
---|---|
부부 회혼 (0) | 2004.03.06 |
어제 cnn 뉴스와 며칠전 소년강도 이야기 (0) | 2004.03.02 |
전화 통화후 의 뒷맛 (0) | 2004.03.02 |
[스크랩] 마음 속에 쌓인 한(恨), 어떻게 푸십니까? (0) | 2004.0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