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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 저런 마음/일상 에서,

섣달 그믐,

방학이라 도시락 쌀 일도 없고

아침도 느즈막히 먹어도 되니

핸드폰 알람이 다섯시를 알려도

핸드폰 폴더만 한번 열었다 닫고

그냥 다시 눈을 감고 밍기적 거리며

데워진 옥담요 침대속에서  나오기가 싫어진다,

 

방학전에는 내가 먼저 침대 밖으로 나와서

거실로 나아와 하루의기도를 드리고

덜거럭소리를 먼저 내는데

요즘은 영감이 먼저 나와서 

거실에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바람에

나는 안방에서 기도를 드린다,

 

뿐만 아니라 영감 기도 시간이 나보다  길어 졌다,

 

오늘 새벽 거실불이 켜지고

움직이는 소리가 나기를 한참이나 기다리며

창밖을 내다보니 창밖에 그믐달이 초롱하다,

 

어렸을적에 섣달 그믐 때가 가까워오면

엄마가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조업 나가신 아버지 생각하면서

곧 설이 다가오는데 돈쓸곳이 많으니,

만선이 되어 입항 하시기를 바라며

창호지문 작은 유리창으로 밖을 내다보시며

섣달 그믐 새벽달이 밝아 좋은 기별이 있을것 같다,며

혼잣말처럼 하시던 때가 기억이 났다,

 

지금의 내나이도 이미 그때 엄마 나이를 훌쩍 넘어 섰다,

위로는 군대 보낸 큰아들 시집 보낸 큰딸

아래로는 한창 공납금 들어가는  둘째와 세째

그리고 나 또 막내, 아직 돈 들어갈 자식들 생각 하며,

 

그때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아버지가 조업에 나가셔서

몸은 괸챻으신지 그물은 채워 졌는지 여러가지

걱정을 하시던 엄마의 그 안타까운 마음이

지금 내가 영감을 바라보며 안타까워 하는것과 같았겠지!

 

지금 섣달 그믐께 라고 특별히 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넉넉하고 풍요로우면 마음이 더 편안해 질터인데

그래서 기도 시간이 더 길어 진게지......

 

그 사정과 마음을 아는 내가  그때 엄마의 마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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