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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나님에 관하여/세계 의 역사 속으로

[스크랩] 보수적인 도시 콘야의 현대적인 모습

터키 사람들에게 가장 보수적인 도시가 어디냐고 물으면

누구나 예외없이 '콘야'라고 대답한다.

수도 앙카라에서 250 km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구 80만이나 되는 대도시가

왜 제일 보수적인 도시일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콘야에 내려보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고니온'이라고 불리웠던 이 도시는

선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이 곳은 로마,헬라 제국 시대에는 브르기아 지방의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바울 시대에는 수리아와 에베소를 연결하는 상업 도시의 역할을 했으며

바울이 1차 전도 여행 때에 바나바와 함께 이 곳을 방문하여(사도행전 13:51)

많은 유대인과 헬라인 신자를 얻게 된 기록이 성경에 있다.(사도행전 14:1~7)

그리고 1071년부터 1308년까지는 셀주크 투르크 제국의 수도이었기도 한  유명한 도시이다.

 

 

그런데 현대의 우리에게 콘야가 유명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곳이 '메블레비'로 불리우는 터키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 종단의 발상지라는 사실 때문이다.

메블레비 교단의 창시자인 '메블라나 젤라렛딘 루미'는 글을 모르는 일반 대중도

쉽게 신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마'라는 수행 방법을 고안해냈는데

'세마'는 흰 옷을 입은 수행자들이 음악에 맞춰

끝도 없이 뱅글뱅글 돌며 신과의 합일을 느끼는 방법이다.

수피즘에 대해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도 누구나 한 번 정도는

팔을 하늘로 치켜 들고 뱅글뱅글 도는 세마 명상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세마 명상춤은 무스타파 케말 대통령의 정교 분리 정책에 의해서 일시 금지되었으나

지금은 완화 정책으로 인해서 다시 볼 수가 있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http://www.umass.edu/gso/rumi/sema.htm) 

 

세마를 추는 사람을 '세마젠'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의상이 흰색인 것은 수의를 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춤이 시작되기 전에 그들이 걸치는 검은 색 망또는 무덤을 뜻하고

머리에 쓰는 긴 모자는 묘비를 의미한다고.....

인간이 가장 겸손해지고 솔직해지는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신과의합일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란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나.....

 

이 곳 콘야의 메블라나 박물관에는 수피파의 시조 메블라나의 묘가 있으며

터키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온 몸을 검은 차도르로 휘감은 여성도 심심찮게 만나게 되는데

지금의 콘야는 관광 도시라기 산업 도시에 가깝고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직접 느껴보기에 좋은 도시이다.

 

 

우리 일행은 콘야를 중점적으로 관광하진 않고

비시디아 안디옥으로 가는 도중에 하루 저녁을 콘야의 호텔에서에서 보냈기 때문에

메블라나 박물관이나 세마를 보지는 못하였고

호텔에서 지내며 주변 마을과 재래 시장, 할인점을 돌아본 사진을 소개한다. 

 

 

콘야의 변두리의 모습.

변두리에는 차도 별로 없고 한산하다. 

 

 

조그마한 상점과 그 앞에 조용하게 놓여있는 삼륜 오토바이.

 

 

 

동네 구멍 가게.

터키의 어느 마을을 가도 그렇듯이 펩시의 간판이 자리잡고 있고

잡다한 생활 용품등이 길가에까지 전시되어있다.

특히 가게마다 엄청나게 큰 용량의 세탁 세제들이 시선을 끄는데

이 것은 터키의 가정들이 예민할 정도로 청결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터키 주부들의 일상은 마룻바닥을 솔로 문질러 닦거나

속옷을 세탁하고 삶는 일로 시간을 보내며

또 TV 광고의 많은 부분이 청소용품 광고로 채워져 있을 정도라고 한다.

 

 

 

콘야는 셀주크 터키 술탄의 궁정이나

알라딘 자미(사원)이 남아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산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어서

황량한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개발 지역이 많이 눈에 들어왔다.

밋밋하게 지어진 아파트, 나무 하나 없는 주차장이 삭막한 느낌만 들게 했다.

 

 

소위 주상 복합 아파트가 많다.

 

 

우리처럼 베란다가 새시 유리로 되어있는 경우는 많이 없고

대개의 경우 베란다에 커튼처럼 커다란 흰 천을 쳐놓았다가

한낮에 태양이 내리쪼일 때 가려서 열기를 막아준다. 

남자들이 아래로 내려다 보고 있기에 뭔가 해서 내려다 보았더니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무엇을 열심히 보는 것일까......?

 

 

베라 호텔에서 부페식으로 접한  콘야의 음식.

삼계탕이랑 거의 맛이 비슷한 닭고기 스튜.......

토마토, 감자, 버섯 요리들이 있었고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요리 취급도 않는 가지 요리가 많았다.

(가지 요리를 얼마나 잘 만드냐에 따라 요리 실력을 평가하기도 한다고....)

 

 

 

식사를 하고 방으로 올라가려니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만원이었다.

우리 방은 3층이었으므로 걸어서 올라가기로 하고 계단을 올라갔는데

참으로 이상하고도 신비한 일을 발견했다.

엘리베이터가 서지도 않고 층 표시도 없는 층이 하나 있는 것이었다.

분명히 2층에도 객실이 있고 3층에도 객실이 있는데

2층과 3층 사이에 엘리베이터에는 표시되지 않은 숨겨진 층이 하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곳의 큰 홀에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남자들이 바글바글하고 있었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그들 수피 교도들의 종교적인 집회 장소일까...... 

약간의 향 내음과 내부의 신비로운 느낌......

밖에서도 느껴지는 묘...한 느낌.

 

S와 K ,그리고 나를 포함한 세 명의 여자는 두근두근하며 그 곳을 훔쳐 보기로 했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이 모여 있는 장면을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혹시 잘못하여 여자는 들어오지 말아야 할 곳을 들어왔다고 곤욕을 치를까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계단에서만 서서 힐끔힐끔 훔쳐 보고 있으려니

갑자기 터키 전통 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우리는 놀라서 엄마야......하면서 계단을 단숨에 두 칸 씩 뛰어서 3층으로 올라왔다.

호텔 방에 들어와서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고 한동안 두근두근대었다.

 

호텔 안에 숨겨진 장소의 남자들만의 집회 장소라니......

지금도 그 때의 그 신비롭고 묘한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밤에 호텔의 로비에 놓여진 컴퓨터에서 다음'을 접속하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첫 페이지가 떠서 깜짝 놀랐다.

 

실제로 터키의 아주 작은 마을에도 인터넷 카페(우리 나라 PC방)는 몇 개 씩이나 있었고

특히 보수적인 도시로로 소문난 콘야에도 200석이나 되는 엄청나게 큰 인터넷 카페가 있다고......

 

 

터키에서 만난 다음의 화면이다.

다른 나라의 한 복판에서 우리 나라 글씨를 보는 반가움이란...... 

출처 : 루비의 정원
글쓴이 : 루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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