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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해/심리학 이야기

[스크랩] 우울증의 인지치료

우울증의 인지치료

 

인지치료는 우울증 치료에 매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인지치료는 약물치료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정서와 행동을 수정하는 치료분야에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인정돼 다양한 정신과적 장애를 다룬다. 인지치료는 우울증 환자에 따라 계획적·논리적 방식으로 고안된 특수 치료기법으로 구성돼 외현적으로는 적극적·지시적이며, 시간 제한적이고 구조화된 기법으로 우울증 환자의 정서변화를 촉구하는 인지 태도를 수정하려는 데 초점을 둔다. 개인 정서와 행동은 인지 결과로 과거 경험으로부터 발전된 태도나 가정에 기초하여 스스로 세계를 구조화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1. 우울증에 대한 인지치료 이해의 전제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는 우울증 환자의 인지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인지는 개인의 느낌이나 행동의 중요한 결정인자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환자의 부정적 인지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대개 왜곡된 사고로 우울증 유발로 본다. 이때 환자의 인지형태와 사고의 왜곡이 중심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아론 벡(A. T. Beck)에 의하면 인지치료는 가장 넓은 의미로 “패배개념과 자기신호를 수정하므로 심리적 고난을 경감시키는 모든 접근들”로 구성된다.

 

이런 시각에 근거하여 인지치료는 환자의 역기능적 정서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직접적 방법으로 부정확하고 역기능적인 사고를 수정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서 우울증 유발을 부정적 인지 결과로 볼때 인지의 삼요소(三要素)가 중요한데, 이는 우울증 환자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과 현재 경험, 그리고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세 가지는 인지 패턴을 부정적으로 형성한다. 이런 점에서 인지치료는 우울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전제를 갖고 있다.

 

1) 왜곡된 인지의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왜곡된 인지의 결과로 본다. 왜곡된 인지의 결과란 물론 사물이나 사건을 부정적으로 인지한 결과다. 이때 부정적 인지형태는 우울증 환자의 왜곡된 인지 사고의 결과로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행동이다. 아론 벡은 인지의 형태를 부정인지의 도식(negative cognitive schema)이라 부른다. 우울증 환자는 부정적인 도식으로 인지하므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부정인지의 도식은 대개 부정적인 인지를 기초로 경험을 구조화시키는데 작용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많은 자극 중 특정 자극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자신이 원하는 패턴으로 상황을 조합,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그 상황과 연관된 도식을 활성화한다. 물론 이들의 부정적 인지의 도식은 사고 정도에 따라 우울증상을 유발하고, 결과도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경미한 정도의 우울증은 환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부정적 사고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논리성이 결여됨에 따라 자신의 실제 상황과 부정적 해석 사이에서 부정적 사고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반면 심한 우울증 환자의 사고는 전적으로 왜곡된 인지 도식에 의해 지배된다. 그들은 부정적 사고에 완전히 사로잡혀 모든 활동에 정상적으로 임하기 어려우며, 부정적 인지를 반복하여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경향은 부정적 왜곡을 산출하는 부정인지 도식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는 선택적 압축과 임의적 추론이 부정적으로 역할을 하여 더욱 그 증상을 가중시킨다. 때문에 선택적 압축에서 우울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는 긍정적 정보를 배제하고 비중이 적은 부정적 측면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임의적 추론에서 우울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는 생활에서의 부정적인 사건 때문이라 임의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선택적 압축이나 임의적 추론은 우울증 환자의 의식적 노력 없이도 작용하는 특성이므로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라 부르기도 한다.

 

2) 왜곡된 정보처리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왜곡된 정보처리 결과로 본다. 왜곡된 정보처리는 인지 과정에서 결과로 나타난, 또 하나의 핵심적 요소다. 인지치료는 우울증 환자의 왜곡된 정보처리는 자신의 잘못된 사고체계에서 비롯된다. 이들에게 체계적 사고의 오류라는 정보처리 과정은 반대 증거가 있음에도 부정적 사고의 타당성에 대한 신념이 유지되는 현상을 보이는 점에서다.

 

우울증 환자들이 정보를 처리하는 데 있어 패배적 가정과 잘못된 개념화를 이끄는 것으로 확인된 일반적인 왜곡에는 임의적 추론, 선택적 추론, 과잉 일반화, 확대와 과장, 개인화, 양분법적 사고 등이 있다. 그 중 임의적 추론과 선택적 추론은 순전히 자신의 주관성에 근거하는 것으로 그들의 부정성을 가중시켜 우울증을 촉발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임의적 추론(arbitray inference)은 어떤 결론을 지지할 만한 증거도 없고, 심지어 상반되는 증거로라도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치료에서 우울증 환자는 결론에 상응하는 충분하고 적절한 증거가 없는데도 자기 식의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왜곡은 우울증 환자의 상황에 대한 비극적 결말이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한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상담자와 관련하여 하나의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처음 상담자로서 직업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부정적으로 갖게 될 경우다. 동료나 우울증 환자들이 당신을 좋아하거나 가치있게 여기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갖고 상담가로서의 첫 직업을 시작하는 경우다. 상담자의 이런 부정적 태도는 마치 학생이 선생님을 바보로 취급했고, 그러면서도 성적은 받아야 할 입장에 있는 상황과 같다.

 

선택적 추론(selective abstraction)은 사상의 일부 또는 세부사항만을 기초로 하여 결론내리고, 전체 맥락 중 주요 부분을 간과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생각은 관심을 두는 부분이 실패와 부족한 점에 관한 것 뿐이다. 그러면 우울증은 선택적 추론에 의하면 다른 가능성이 있는 생각 중 자신의 부정적 사고와 관련되는 것을 선택한 결과다. 우울증 환자는 이미 자신이 경험한 부정적인 것을 바탕으로 생각하려 한다. 이에 따라 이미 익숙해 있는 부정적 결론만을 도출한다. 앞에서 기술한 상담가로서의 생각을 하였다면 자신의 능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잘못과 약점만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다.

3) 역기능적 사고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역기능적 사고의 결과로 본다. 사고는 물론 인지 과정에 따라 나타나는 뇌의 작용이다. 다만 이들의 사고가 역기능적이라는 점은 부정적 특성을 위주로 사고하는 점에 주목한다. 이런 시각에서 인지치료는 우울증 환자의 역기능적 사고를 발견하기 위해 그들의 부정적 인지를 알아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로 인해 인지치료는 재가치화 과정을 통해 우울증 환자의 왜곡된 인지기능을 알아내 그 방법을 우울증 환자에게 가르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왜곡된 인지를 발견하는 과정은 물론 치료자와 우울증 환자의 협동작업을 통해 달성된다. 이런 협동작업을 통해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사고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인지는 감정, 행동, 심지어 환경적 사상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사실이 중요한 점에서 치료자는 내담자로 우울증 환자의 사고와 신념, 특히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인식하고 감시하도록 훈련하게 만들어 생활에 실제 적용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부정적 사고는 비현실적 특징을 갖는 경향이 있다. 치료는 이런 비현실적인 부정적 사고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통찰한 후 대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치료자는 그들의 비현실적이고 부정적 사고를 하는 그들의 인지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증거를 검토하여 자동적 사고에 대한 현실검증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는 우울증 환자들이 만들어 낸 생각에 대한 자료 모으기, 활동, 기록, 대안적 해석 등이 포함된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우울증 환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문제해결에 대한 구체적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이런 인지치료 기술은 합리 정서의 치료처럼 일정 부분 행동치료로부터 많은 것을 차용해 왔다. 행동치료는 행동의 변화나 수정을 위해 습관화된 행동이나 학습을 중요시하는 점에서다. 이는 인지치료가 특히 우울증 환자의 인지적 습관에 주목하는 이유다. 우울증 환자가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습관이 부정적 행동을 산출하는 것으로 보기에 긍정적으로 인지하여 긍정적 행동을 산출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인지치료는 우울증 환자의 편향된 인지를 현실적이고 정확한 해석으로 대치하는데, 이런 치료 변화는 우울증 환자의 경험을 왜곡시키는 역기능적 신념과 생각을 수정함으로 가능하다.

 

4) 과잉일반화의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과잉 일반화의 결과로 본다. 과잉일반화(overgeneralization)는 부적절한 대응 반응으로 단일 사건에 기초하여 극단적 신념을 가지고 유사하지 않은 생각이나 상황에 부적절하게 적용하는 과정이다. 과잉이라는 단어는 어떤 사실이나 사건에 정도 이상의 지나친 해석을 내리는 것이다. 과잉이 지나침임을 생각하면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원하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떠올리게 된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로움을 말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좋은 것보다 좋지 않은 것을 지나치게 선택하여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우울증을 초래했다.

 

과잉일반화로 인해 우울증 환자는 도저히 일반화시킬 수 없는 특수한 생각을 일반화시키는데, 우울증 환자들이 대개 한두 번 겪은 부정적 경험을 다른 상황에 적용하여 해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그 결과 우울증을 가중시키는데, 흥미롭게도 과잉일반화는 상담자에게도 경험된다. 상담자로서 사춘기 아동에 대하여 상담할 때 어떤 어려움을 경험했다면,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모든 사춘기 아동을 상담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으리라 결론내리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치료자는 모든 우울증 환자와 상담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5) 확대와 과장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확대와 과장의 결과로 본다. 확대와 과장(magnification and minimization)은 실제 이상으로 생각하는 현상이다. 사물이나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특정 사실에 치우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나치다는 점에서는 확대와 과장이 과잉일반화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약간 다르다. 과잉일반화는 특수 상황을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확대와 과장은 그 정도에서 부풀리는 현상이다. 실제 확대와 과장에서는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 사고의 의미를 실제보다 과장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확대와 과장에서 우울증 환자는 사고의 객관성이 결여되므로 어떤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이는 그들에게 자기식이라는 주관성을 활용하여 순전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우울증상을 증가시킨다. 그러면 이들의 확대와 과장은 그들의 인지적 오류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확대와 과장은 상담자와 관련하여 생각하면 상담할 때의 작은 실수는 위기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거나 심지어 심리적 손상까지도 입힐 수 있다. 이는 우울증이 확대와 과장이라는 인지적 오류에 기초된다고 볼 이유다.

 

6) 주관적 개인화 결과로서의 우울증

 

인지치료는 우울증을 주관적 개인화 결과로 본다. 이들에게 주관적 개인화(personalization)는 관련지을 만한 일이 아님에도 외적 사고와 자기 자신을 관련짓는 경향으로 일종의 관계사고다. 관계사고는 무슨 일이든 자신과 관계있다고 연결시키는 경향이다. 이런 시각에서 그들은 이웃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이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자신의 암담한 미래로 예시되거나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그들은 사건을 객관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지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주관적 경향으로 채색한다.

 

주관적 개인화의 더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상담자의 경우 우울증 환자 문제와 관련시킬 있다. 우울증 환자가 두 번째 상담에 오지 않는 경우 첫 상담시 상담자 자신이 뭔가 큰 잘못을 했기 때문이라 완전히 확신할 수 있다. 이런 주관적 개인화는 흔히 양분법적 사고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양분법적 사고(dichotomous)는 이것과 저것을 반드시 구분하는 흑백논리로 사고하고 해석하거나 경험을 극단적으로 범주화하는 것이다.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양분법적 사고를 하면 그들의 생각은 객관성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좋은 것"이든지 "나쁜 것"이 된다. 이로 인해 그들은 사실의 정확성을 깨닫지 못하고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둘 중 하나라는 태도를 갖는다. 이로 인해 그들의 양분법적 사고는 융통성을 결여하게 만들어 타인을 수용하는 것과 사고의 폭을 좁히는 현상을 유발한다. 더욱이 그들의 흑백논리로 사고한 양분법 결과는 반드시 부정적인 결론을 선택하거나 거기에 도달한다.

 

양분법적 사고 결과는 우울증 환자 뿐만 아니라 상담자에게도 얼마든 일어날 수 있다. 상담자는 스스로 자신이 불완전한 인간 혹은 상담자라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반대로 자신에 대해 모든 우울증 환자를 항상 성공적으로 상담하는 완벽하고 유능한 상담자로 보거나 이것이 안 되면 완벽한 실패자로 보려는 경향이 일어난다. 양분법적 사고에 기초한 주관적 개인화 경향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다.

 

 

2. 우울증 치료 위한 인치치료 기초 작업

 

인지치료에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기초 작업은 필수적이다. 치료의 기초 작업은 치료에 대한 우울증 환자의 기대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우울증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목표들이 합리적이며,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문제는 치료의 본질적 요소다. 이런 치료과정은 일정한 순서를 거쳐 이뤄지는데, 여기서는 중요한 몇 가지로 제한하여 단계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1) 우울 증상의 정도와 유형의 파악

 

치료의 기초 작업에서 우울증상에 관한 정도의 파악은 일차적이다. 대개 우울증은 환자의 부정적 사고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많고 외부 자극보다 내적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현상이 중요시된다. 이는 우울증이 외적 사건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내적 슬픔과는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물론 우울증상은 정도에 따라 단순히 불완전한 기분상태의 경증 우울증(mild depressiom)과 더 심각한 정신적 질병이나 알콜중독을 수반하는 중증 우울증(severe depression)이 있다.

 

중증 우울증도 정도에 따라 신경증적 우울증(neurotic depression)과 정신병적 우울증(psychotic depression)으로 구분된다. 이런 증상은 원인에 따라 크게 단극성·양극성으로 구분되며, 이외에도 내분비장애, 내인성, 신체질환, 신경증, 갱년기, 심리적 반응 등이 원인인 우울증이 있다.

 

우울증상 진단을 위해서는 아론 벡(A. T. Beck)의 "우울증 척도검사"가 적합성과 효과성에서 널리 인정된다. 이런 진단검사에 따라 우울증 정도를 파악하면, 다음으로는 감정의 심각도와 생활상 장애를 진단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우울증은 대개 우울한 기분과 함께 슬픔, 외로움, 피곤함, 유머감각 상실 등이 나타나는 편이다. 이에 따라 낙심이나 일에 대한 의욕이 감소하며 자신의 존재에 열등감을 느끼거나 자신감을 잃는 상태도 발생한다. 특히 우울증상이 견디기 어려운 사건이나 가까운 사람의 사망과 관련될 때 강한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수반한다. 그들이 현재 경험을 부정적으로 생각함은 물론 장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어둡고 암담한 미래를 생각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자주 울며,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식욕이나 성욕이 감퇴한다. 정도에 따라 두통, 소화기 장애, 생리불순 등의 신체증상을 수반하기도 한다.

 

2) 치료를 위한 주된 원인적 고찰

 

우울증의 원인적 고찰은 치료에 필수적이다. 그들에게 나타난 우울증은 전체적으로는 동일한 증상이지만 원인에서는 약간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이런 원인 차이는 우울증 이해를 정확하게 함과 동시에 치료 방법을 효과적으로 시도할 기초가 된다. 이런 점에서 먼저 우울증과 여성의 관련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울증상이 특히 여성에게 많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성의 신체 및 심리적 관련성을 넘어 우울증 유발원인을 더 고찰하기 쉽게 만든다. 실제 여성 우울증의 특성은 외적 증상이면서 다양한 유발요인이 존재한다. 이를 몇 가지로 제한하여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생리적 특징, 생물학적 원인이다. 여성의 생리적 특징은 내분비 순환과 관련된다. 여성은 신체 특성상 생리시 우울감이 상승하여 무력감, 적대감, 불안, 긴장감 등이 나타난다. 이때 내분비 순환이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테스테론 수준이 신경계에 작용하여 단가 아미노산(monoamine oxidase)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다. 이는 단가 아미노산이 신경전달 수준을 고갈시켜 우울한 증상을 유발한다는 이론으로 여성은 생리시 신경증, 강박증, 정신병적 증세들이 높아진다.

 

실제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 수준이 저하되면 우울감이나 저조한 기분이 일어나며, 경우에 따라 심각한 우울증상을 보이지만, 일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런 생리적 특성은 여성의 에스트로겐이 생성 중지되는 폐경과 갱년기에도 나타난다. 여성의 폐경과 갱년기는 난소로부터의 에스트로겐 생성이 중단돼 여성이 갖는 출산능력 상실, 노년기 시작이 일어나는 시기다. 이로 인해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거나 생산이 중단됨으로써 여성다운 느낌이 현저히 감소해 자신의 존재와 가치 그리고 의미에 크게 작용한다. 이는 여성이 모성애의 특성이 감소돼 수용력이 떨어지고 비교적 남성화되는 특성을 보이는 이유다.

 

둘째로 외부 환경으로서 사별이다. 사별은 남편이 아내보다 일찍 사망한 경우다. 사별은 어떤 경우든 당사자에게는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오며,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주요 우울증상 원인이다. 사별을 경험할 때는 심하면 한숨, 탄식, 위통 등의 신체증상을 보인다. 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깊은 상실감은 정신혼란을 유발하고, 죽은 사람의 음성이나 모습을 현실에서 경험하거나 반대로 적대감 또는 분노감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죽은 사람에 대해 감정이 강하게 묶인 경우로 슬픈 감정이 끝나면서 그 현상도 사라진다.

 

여성에게 사별의 슬픔이란 모든 슬픔 중 가장 큰 슬픔으로 흔히 상실감이 크게 작용하여 삶에 대한 절망감, 죽은 자에 대한 죄책감이 지배적이다. 사별의 슬픔은 정상적 슬픔과 비교하면 그 현상이 다르다. 사별의 슬픔이 정상적인 감정이라면 점차 다른 활동에 대한 상실로 이어지는 반면, 사별의 슬픔이 비정상적이라면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과도한 정신에너지를 발산한다. 이런 비정상적 슬픔은 상실 후 슬픔을 곧바로 나타내지 않아 눈물도 없고 외적 표현 없이 냉담해지는 경향이다. 이는 정상적 슬픔이 울부짖음이나 소리를 지르고, 경우에 따라 졸도하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적대감과 편집증적 우울증상의 경우 외적으로 표정이 없고 지나치게 형식적이거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편집적 우울증 경향은 자기파괴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심화되는 증세를 보인다.

 

셋째로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주변에 자신과 함께할 사람이 없는데서 느껴지는 부정적 감정이다. 이런 외로움은 적어도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이런 외로움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이해해 줄 사람도 없고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외로움이 자신의 무가치와 불행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우울증 환자들이 심각한 정서로 빠지는 것은 외로움에 의한 경우도 많다. 혼자라는 외로움은 자신을 무력하게 만들고 정서적 우울상태로 침잠하게 만드는 점에서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의 정서를 다룰 때 유의해야 한다.

 

이때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가 종종 “이런 느낌을 견딜 수가 없어요”, “저는 언제나 끔찍한 기분이에요”, “저는 항상 비참할거예요” 하고 나타내는 표현에서 외로움이 기저에 어떻게 자리하는지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그러면 외로움은 특성상 사람이나 물건의 상실,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좌절 상황, 욕구는 있으나 환경이 따라주지 못하는 상태 등과 관련됨을 알게 될 것이다. 우울증 환자의 감정이 대개 외로움에서 비롯됨을 인식하고 우울을 감소시키는데 작용하는 외로움을 인지하는 정도를 바르게 인식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3. 치료에서 인지 관찰과 기록훈련 방법

 

인지의 관찰과 기록훈련은 우울증 환자의 치료 일환으로 인지훈련 과정이다. 이런 훈련과정은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심상과 말을 통해 사고의 흐름을 인식하게 한다. 인지를 통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는 것은 치료 과정이자 자료 준비다. 때문에 인지 상태에 대한 자료가 없다면 치료적 대화는 제한되리라는 점에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인지, 정서, 행동, 그리고 환경적 사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다음의 요건들이 중요시된다.

 

1) 자동적 사고와 인지 규정

 

환자의 자동적 사고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중요 요인이다. 자신도 모르게 내면에서 작용되는 자동적 사고는 인지 규정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인지 규정은 우울증 환자에게 인지 방법을 인식시키는 작업이다. 만약 환자가 인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인식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들의 인지란 대개 부정적으로 모든 현재, 과거, 미래의 시간적인 조망으로부터 사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인지적 특징은 매우 부정적으로 흔히 우울증 환자의 습관적 사고유형 일부인 자동적 사고로 기술된다.

 

특히 이들의 부정적 인지는 특정한 상상의 세계, 즉 예술가나 시인(詩人)이 현실영역을 확장하려 시도하는 것과는 다른 현실을 표상한다. 이때 그들에게 일어나는 부정적 인지는 습관적이며 믿을만한 것으로 생각되기에 특별한 평가가 필요하지 않다. 마치 우울증 환자가 "나는 왜 이렇게 약한가?", "왜 나는 이렇게 무능한가?', "나는 이렇게 추한가?" 등에 압도되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도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약하고 무능하고 추함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그런 식으로 시달리는 것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2) 감정과 행동에 관한 인지의 영향

 

우울증 환자의 감정은 사고에서 비롯되어 행동으로 표출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는 사고와 감정 그리고 행동 간의 관계를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우울증 환자에게는 사고와 감정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우울증 환자가 이런 사고와 감정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면 행동의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때로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인식의 효율성을 위하여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인식하게 하는 방법으로서 "유도된 심상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우선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불쾌한 장면을 상상하게 한다. 만일 우울증 환자가 불쾌한 정서반응을 나타내면 사고내용의 이유를 질문할 수 있으며, 그런 다음에 그 반대로서 유쾌한 장면을 상상하게 하여 감정을 기술하게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의 사고내용을 바꿈으로써 감정상태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은 단순한 기법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미한 우울증세를 가진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3) 부정적 인지와 최근의 경험관계

 

우울증 환자는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다만 이들에게 부정적인 인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켜주기 위해서는 최근에 경험한 우울증 환자의 경험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런 과정에서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의 최근의 경험을 질문하여 거기에 작용된 인지의 문제를 지적하여 줄 수 있다. 이로써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경험에 관련된 행동이 대개는 부정적인 인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에 일어난 것과 관련하여 특별한 경험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면,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가 치료초기에 가진 것을 상기시킬 수도 있다. 우울증 환자가 치료받고자 상담소를 찾는 행동은 이미 인지의 작용으로서 자동적 사고의 일부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어휘력이 풍부하지 못하여 표현이 여의치 못한 환자라면 처음에 그가 한 말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혼자서 무슨 말을 했는지를 떠올리게 만들어 환자로 하여금 그의 잘못된 인지습관을 확인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치료자는 환자들이 인지의 존재를 확실히 하는 것에서 치료에 거리감이 있거나 잘못된 인지적 오류의 사항이 발견되면 교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4. 자동적 사고와 정서의 발견을 위한 일일정서 기록표 작성

 

인지치료에서 자동적 사고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이지만 원초적인 원인은 환자의 인지의 방법이 문제다.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부정적인 사고로 이어지고, 부정적인 사고는 다시 부정적인 정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이런 과정은 다음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자동적 사고의 탐지

 

자동적 사고는 의식에서 자동적으로 작용하는 정신체계다. 자동적 사고는 우울증 환자에게 특정한 생각이 거의 반복적으로 자동적으로 생각되는 역기능적 사고이다. 이런 자동적 사고는 우울증 환자들의 왜곡된 것으로 교정을 필요로 하는 부정적인 특성들이 대부분이다. 왜곡된 것이란 합리적이지 못하여 특정한 사고에만 매달려 있는 상태이면서 자신에게 습관화되는 특정한 감정을 기초로 한다. 이런 왜곡된 자동적 사고는 환자의 신념이나 행동을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들은 자기도 모르게 생각되어 그 생각에 지배되는 현상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제껏 그렇게 실행하여 왔고 그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했기 때문이다. 자동적 사고의 탐지 과정에서 치료자는 환자들이 인지의 정의를 이해하고 자동적인 사고와 심상의 존재를 이해하게 되면 자동적 사고를 탐지하기 위해 과제를 부여한다. 이 과제는 우울증 환자에게 일단 인지되어 사고와 정서를 유발하는 행동의 원인이 된다.

 

2) 일일 정서기록표 작성

 

자동적 사고는 일일 정서기록표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다. 사고는 정서를 유발하는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의 자동적 사고를 발견하기 위하여 시간과 상황에 대한 느낌을 적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의 하루에 일어나는 정서기록을 통하여 정서와 변화와 자동적 사고를 탐색하려는 것이다. 이때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가급적이면 많은 인지를 "잡아내어" 기록하게 한다. 다음의 표는 임상에서 실시된 자동적 사고를 발견하기 위한 내담자의 실제적인 정서기록표이다.

 

일일정서 기록표(시간, 일정, 느낌)


09: 00- 12: 00 학교수업, 흥미없이 수업에 임함
12: 00- 13: 00 점심식사, 동료들과 식사하다
13: 00- 15: 00 전철로 하교, 피곤하고 우울함
15: 00- 16: 00 음악감상, 혼자라는 외로움
16: 00- 17: 00 친구들 만남, 대화 못하는 불안
17: 00- 19: 00 학교숙제, 따분하고 귀찮음
19: 00- 20: 00 저녁식사, 집에서 혼자
20: 00- 21: 30 TV시청, 흥미없이 시청함
21: 30- 23: 30 의미 없는 공상, 분노와 비참한 느낌

 

위의 정서기록에서 거의 부정적인 색채로 일관되는 모습이다. 우울증 내담자의 행동은 일상의 생활에서 부정적인 상황을 만나고 있고,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정적인 정서는 물론 정신의 에너지가 저하된 데서 비롯되고 있다. 동일한 상황에서 같은 행동을 한다 해도 그 느낌은 자신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경험됨을 알 수 있게 된다.

 

3) 일일정서의 체크와 확인

 

일일정서의 기록은 우울증 환자의 정서를 체크하는데 유익하다. 이는 우울증 환자의 전반적인 생활을 알 수 있는 것이면서 하루 동안에 일어나는 감정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울증 환자는 혼자서 생활하는 경우에 자신의 감정이 거의 부정적으로 채색된 상황에 있을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색깔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거의 자동적으로 이끌리고 있으며 습관화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특히 어떤 사람에 대하여 원망이나 분노와 관련된 경우라면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거의 계속되어 자신만의 상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우울증 환자가 특정한 감정 속에 사로잡혀 있어 그런 분위기를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이며,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대하여도 관심 있게 집중하기 보다는 형식적으로 하는 편이고, 의욕이 없고 우울한 기분에 매여 있다. 이들은 잠자리에 들면 특정한 공상에 사로잡혀서 괴로워하기 일쑤이다. 이들의 공상은 절망감을 느끼고 우울해지다가 비참한 느낌으로 발전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이들의 정서의 특성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것이 일색이지만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라면 자신이 대인관계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게 될 것이다. 특정한 사람과의 감정이 얽혀있는 경우라면 그 사람 대한 분노나 두려운 감정이 지배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때로는 무능한 자신에 대하여 스스로 자학하거나 비난을 일삼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이 잘못한 경우로 생각한다면 잘못에 대한 뉘우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죄책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다 해도 이들이 기록하는 일일정서의 기록은 대개 불안감이 대체적으로 드러난다. 정신기능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거의 불안감이 수반된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불안감은 그 강도에 따라 두려움을 갖는 더 심각한 정도를 경험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울증상을 가진 우울증 환자가 학생이라면 시험에 대한 불안이 심리적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향상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낙담이 근저에 자리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학생이 겪는 상황이라 해도 자신에게만 특별히 불리하게 주어진 여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환경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로 판단되면 그런 환경에 있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도 원망스러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생님에 대한 불만, 자신의 무능력,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배적으로 나타나기 쉽다.

 

 

5. 우울증에서 핵심신념의 발견과 치료

 

우울증 환자의 부정적인 감정은 핵심신념(core belief)에서 비롯된다. 우울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왜곡된 사고는 감정으로 나타나는데 핵심신념에 그 근원이 있다는 점에서다. 더욱이 핵심신념은 우울증 환자에게 경험을 잘못 해석하는데 작용하기도 한다. 이는 자신의 신념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을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다음은 핵심신념의 발견과 치료에 해당되는 부분이자 과정이 된다.

 

1) 핵심신념의 발견

 

핵심신념은 우울증 환자의 사고에서 인지적 주형을 형성한다. 인지적 주형(鑄型)이란 물건을 제조할 때 만드는 주물로 된 틀이다. 물건을 만드는 데는 하나의 주형의 틀에 의해 동일한 물건이 제조되어 나온다. 이런 주형이 우울증 환자의 정신에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주조하여 해석하는데 사용하는 패턴이나 척도들이 된다. 이로 인해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여 어울리지 않는 감정을 경험한다면 그것은 핵심신념이라는 인지적 주형이 만들어낸 산물인 것이다.

 

그들이 일상의 생활에서 자신을 무가치하게 생각하고 비관적인 생각을 하였다면 자동적 사고에 의한 인지적 주형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우울증 환자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경험하지만 인지적 주형에 의해 동일한 감정의 경험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이들의 핵심신념은 대개 무의식적이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핵심신념을 자동적 사고와 비교한다면 자동적 사고는 의식적인 사고의 과정을 거친다면 핵심신념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근원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핵심신념은 의식의 표면아래 잠재되어 있어서 의식적인 생각이나 감정에 의해 추론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인지치료에서 그들의 핵심신념은 일정한 감정에 대하여 논박되기보다는 왜곡되거나 합리화되는 편이다. 이런 점에서 그들의 핵심신념은 대체로 수정되지 않고 그들의 내면에서 사고의 틀을 주형으로 만들어내는 주체로 자리해 있다. 그런 현상은 결국 우울증 환자로 하여금 상대방에 대하여 부정적인 관점을 형성하여 스스로 거기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치료자가 우울증 환자의 핵심사고를 정확하게 발견하여 지적할 수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하여 한 우울증 환자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우울증 환자는 비교적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우울증세를 가진 현재로 되기까지에는 자신의 과거의 상황이 어떻게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다만 혼자서만 생각하고 타인에게 말하지 않던 태도는 부정적 인지경향을 산출하였으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도 그 환자는 상당히 합리적인 사고태도를 가지는 우울증 환자이기 때문에 치료자의 설명에 순순히 응하여 따라 주었으므로 사고태도의 개선을 가져오는데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물론 이런 경우는 흔한 경우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2) 핵심신념의 전환단계

 

핵심신념의 전환은 사실상 치료의 상당한 단계에서 가능하다. 핵심신념의 발견이 있어야 그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지치료는 핵심신념 또는 부정적 사고의 틀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다. 이 작업의 핵심은 우울증 환자의 부정인지의 도식을 일단 긍정인지의 도식으로 바꾸는 학습을 시도하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에게 이미 습관화된 사고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핵심신념을 전화는 단계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기에는 일단 반대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우울증 환자는 어두운 측면을 바라보고 있는 현실에서 그 반대편의 밝은 측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원리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시각의 반대편이란 말할 것도 없이 긍정적인 측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핵심신념이 모두 바르지 못한 경우에는 그 반대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게 하여 사고나 시선의 양면화를 유도하는 것이 된다.

 

핵심신념의 전환에는 객관성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객관성이란 주관성에 치우친 환자의 논리적인 사고를 작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논리적 기법"은 일상적인 사고를 반박하는 수단으로서 인지치료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기법에서 사용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어떤 신념이 당신을 괴롭히는가?, 당신이 그 신념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가?, 당신은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당신의 신념이 사실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가?, 당신이 계속 그런 식으로 믿는다면 실제적으로 또 객관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등이다.

 

이런 논리적 기법은 우울증 환자의 잘못된 핵심신념을 일깨우므로 왜곡된 신념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우울증 환자는 비논리적이고 자기 비난적 사고와 자기 열등의식으로 몰아넣는 신념의 틀을 수정할 수 있게 될 것을 상정하는 것이다.

 

3) 핵심신념 전환으로서의 현실검증

 

핵심신념의 전환에는 우울증 환자의 현실검증이 설득력 있게 작용한다. 우울증 환자의 핵심신념을 전환할 때 현실검증이 유용하다는 점에서다. 우울증 환자의 현실검증은 “만사는 보기보다 낫다”는 식의 그럴듯한 낙관론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기술하고 분석하여 개선하도록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 환자의 현실검증에는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어야 한다. 한 여대생이 그녀가 목표했던 대학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신념을 표현한 사례가 있다고 하자. 그 여학생은 성적이 낮지도 않으면서 낮은 점수 때문에 대학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는 비현실적인 자신의 주관적인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실검증은 우울증 환자의 왜곡된 신념을 전환하는데 유익하다. 현실의 검증으로 인한 과정에서는 의미와 태도의 분석은 그 태도의 비합리성과 자기패배적인 본질을 드러낸다. 그러나 치료자는 더 합리적인 틀을 가지고 의미와 태도를 결정하도록 우울증 환자의 신념체계를 전환하려는 시도는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는 타당성의 검증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추론이나 생각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특징은 일반인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지만 우울증 환자에게서는 왜곡의 정도 때문에 특별히 중요하다. 더욱이 환자들은 이런 신념에 생각에 일치되는 방식으로 행동할 때 문제는 더 커지기 때문에 치료자는 이들의 자기비난이나 열등감, 결핍 등에 관련하여 특히 인지의 주요한 주제들을 인식시켜야 한다. 이때 이들의 특수한 생활경험에 할당할 수 있는 다른 해석과 의미를 인식하도록 돕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그들이 선택적으로 사고하는 생각과 해석이 체계적인 부정적인 편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지적하고, 심지어 상반되는 증거가 있는데도 얼마나 무분별하게 부정적인 추론을 하는지를 지적해야 한다. 물론 치료자는 단순히 우울증 환자가 편향되게 사고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해서 우울증 환자의 신념을 변화시키려는 기대를 드러나게 또는 강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 대신에 그들의 신념의 정확성을 신중하게 조사하도록 요구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관찰기술과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을 형성하는 사고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6. 결론: 상담만으로 우울증 치료할 수 없어

 

이상에서 우리는 우울증의 인지치료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우울증의 인지치료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과정이 어떤 원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서 대략적인 과정을 간추린 것이다. 특히 인지치료는 약물치료 외에 상담을 통하여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일종의 생각 바꾸기를 통한 치료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잘못된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임상경험에 의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원리에 이견(異見)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원리는 실제로 임상의 많은 경험을 가진 치료자라면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오래도록 잘못된 습관적인 부정적인 인지의 태도와 사고의 형태가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인지치료는 그 효용성을 위하여 더 실제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그것은 상담을 주된 방법으로 하는 상담치료, 즉 행동치료, 정신분석치료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담치료는 치료자의 다양한 임상경험이 수반되지 않으면 치료적 효과를 가두기 어려운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앞에서 우리는 약물치료 외에 상담으로 치료하는 기법을 대표적으로 다루었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상담치료들이 존재하는 실정이다.

 

확실히 상담치료는 장기적인 상담을 요하는 환자들, 그리고 시각전환을 필요로 하는 우울증에 매우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지나친 열등감이나 인지적 왜곡에 해당하는 사고와 감정의 문제는 약물치료의 한계를 넘어 끝내 환자의 심리를 괴롭히는 현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환자들이 때로 의사와 대화하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아쉬워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경우에 상담치료는 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어 치료에 효과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상담치료는 한 가지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상담만으로 모든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우울증이 심각한 증상의 정도일 때는 상담치료를 고집하기보다는 약물치료의 도움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심각한 우울증의 경우에 약물치료는 증상의 완화에 일차적으로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치료자에게 환자의 증상에 따라 상담치료가 더 효과적인 경우를 구분하는 능력과 겸손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 창골산 봉서방
글쓴이 : 봉서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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