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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해/심리학 이야기

신정아는 심리적 모라 토리엄(펌)

신정아는 심리적 모라토리엄 상태"

[중앙일보 권근영] "신학기가 시작되면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문제의 과제는 바로 'Who are you?'다. '김 아무개' 등으로 알려진 브랜드 이름 말고
정말 나의 진정한 이름(real name)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찾아가다 보면 그동안 겉으로 보여줬던 단편의 모습 외에
숨어 있는 여러 형태의 또 다른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신정아씨가 지난 4월 한 일간지에 썼던 칼럼의 일부다.
신씨는 수년간 꾸준히 일간지 몇 곳에 칼럼을 써 왔다.
본지는 전문가들과 함께 신씨가 지난 3년간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10여 건을 분석했다.
그동안 미술계에서 떠도는 소문으로 전해지는 신씨의 모습과 달리
본인이 직접 언론에 기고한 자기 목소리다.

칼럼에서 신씨는 주로 '나는 누구인가' '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하는 문제에 매달렸다.
강의의 첫 주제를 'Who are you?'로 정해두고 학생들에게 '진정한 이름'을 찾게 한다는 언급도 자주 했다.
거짓말로 일관한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암시하는 듯했다.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기행각을 끝까지 부인한 것과는 대조된다.

연세대 황상민(심리학) 교수는
"최근의 인터뷰에 사회적 매장에 대한 히스테리컬할 정도의 저항이 드러난 것과 달리 칼럼에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신을 맞추는 경향이 강한 '심리적 모라토리엄' 상태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흔히 사기꾼이 정직한 이들과 비슷한 심리상태일 것이라고 여기지만 이는 착각이다.
그들은 상황에 가장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기 정체성이 강하지 않아서다"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또 "모라토리엄 인간은 외적 기준에 의해 개인이 평가되는 경향이 강한
사회에서 많이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당사자들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주변을 탓하며 사회적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박두병(정신과) 교수는 "성장과정 등 개인력을 알아야겠지만 성격의 왜곡,
즉 인격장애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씨가 최근 본지와 한 전화 인터뷰에 대해 "공상허언증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했던
서울대 조맹제(정신과) 교수는 칼럼에 대해
"'나는 누구인가'를 주요 화두로 삼은 점은 거짓말에 대한 불안감과 보상심리를 노출한 것"이라며
"사회를 속인 인물이라 오히려 자기 정체성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권근영 기자

◆모라토리엄(moratorium) 인간=모라토리엄은 원래 지불유예를 뜻하는 경제용어다.
이것이 사회심리학 용어로 전용돼 사회적 자아의 확립을 미루는 상태를 의미하게 됐다.
모라토리엄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정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항상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으나 조직.사회.국가에 대한 귀속의식이 희박한 게 특징이다. ▶
권근영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ltx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