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심리학(다고 아키라 지음)
제1부 상대를 내 맘대로 조종하는
심리트릭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1971년 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미노베 료키치(美濃部亮吉) 후보가 내세운
슬로건
은 “당신의 한 표로 정치를 바꿔봅시다.”였다. 이것을 보고 나는 일본에도 드디어 이미지 선
거가 뿌리 내렸음을
실감했다.
또한 이어서 있었던 참의원 선거에서 덴 히데오(田英夫) 후보의 포스터 문구는 “Now,We
Want-Den(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덴(田)입니다.))”였다. 이 영어 포스터는 뉴욕의 지
하철에 쓰여 있는 낙서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하는데 호소력 있는
표현이 아닌가? 결국 덴은
전국구에서 가장 높은 점수로 당선됐다. 물론 미노베나 덴이 꼭 이 문장 때문에 당선된 것은
아니겠지만
본인의 매력과 함께 이런 문구도 분명히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 두 문장이 공통점은 친근감이다. 친근감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은 매우 중요한
포
인트이며 , 그 기본이 되는 이론은 문장 심리학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장심리학에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 말을 거는 것 같은 문장이 많으면 많을수록
타인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예를 들어 미노베가 내건 슬로건의 “당신”이나 덴의 “We”나
“덴”
, 그리고
“나”
, “자네”
, “저”
, “당신”
, “아버지 ”
, “어머니”
, “아무개 씨”등 사람의 이름이나
인
칭대명사는 사람에 관한 말이다. 그리고 마치 말을 거는 것 같은 문장은 미노베의 포스터에
쓰인 “
~봅시다”처럼 제안,
대화문, 의문문 등으로 상대를 직접적으로 관여시키면 상대방은
넘어오게 되어 있다. 즉 읽는 사람의 공감, 연대감에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문구를 포스터나
광고에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이며 이 밖에도 연애편지나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고, 혹은
돈 빌리는 편지에 이르기까지
응용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뉴욕 대학의 루돌프 프레시(RudolfFresh) 박사는 이런 지칭어와 문장이 사용된 정도에
따라
얼마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 『걸리버 여행기 』
가55점 , 『허클베리핀의 모험
』 이51점인데 비해 심리학 교과서는22점 , 철학서는11점 , 법
률서는0점이었다고 한다.
상대를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해 말하거나 글을
써라.
퇴사하려는 직원을 붙잡는
빌딩 청소를 대행하는 한 청소회사는 직원들이2,3개월 일하고는 그만두어서 인력보충
때문
에 문제다. 직원 대부분은40,50대의 여성들인데 그들은 “먹고 살 수 있다면 이런 지저분한
일은 당장 그만 둘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래서 계기만 생기면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만둔다 . 다시 일하고 싶을 때 더욱 만족스러운 일을 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
거나 지저분한 일은 하기 싫다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직원을 붙잡아두려고 심리작전을 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 깨끗한 새 장갑을
나
눠주었다 . 이 장갑은 회사명도 새겨 있지 않고 특별한 자리에 나갈 때 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 이것은
청소일이 결코 지저분하지 않으며 청결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불가결한 일이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회사 측의 고육지책이었는데, 예상 외의
성공
을 거두어 퇴직률이50퍼센트나 저하되었다.
그룹이든 개인이든 일을 지속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일에 대한 자부심이다. 그러므로
깨끗하고
위생작인 장갑을 주고, 일의 중요성이나 의의를 지속적으로 의식하게 하는 것은 직원의 자부
심과 일에 대한 의욕을 높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캐리(Carey) 박사는 벽돌에 문양을 붙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
음과 같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피실험자99명은 전원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
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A그룹에게는
“당신이 하는 일은 특히 중요하다”고 말해주고B그룹에
는 “A그룹이 하는 일이 당신들이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자신들
이 저급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세 배나 많은 불만을 표시했고, 멤버들
사이에는 일과 관계없는 이야기가
오갔다. 작업 능률이 현저하게 떨어졌음은 말할 것도 없
다.
근무환경을 바꿔주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라.
팀워크를 극대화하는
50명으로 구성된 두 개의 그룹에 한 가지 과제를 주고, 상을 주는 방법에 따라 멤버의
집단
활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조사한 도이치(M.Detsch)의 유명한 실험이 있다.
한 그룹에게는 “각각의 멤버가 어느 정도 과제 달성에 공헌했는가를 평가한다”고 말해서
작
업 후 시상을 약속한다. 또 다른 그룹에게는 “다른 그룹에 비해 과제를 더 잘 달성하면 집단
전원에게 동등하게 상을 주겠다”고
말하며 작업을 시켰다.
결과를 보니 , 첫째 그룹에서는 개인플레이가 두드러져서 멤버들이 서로를 방해했고,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비해 둘째 그룹에서는 멤버들이 의무감을 갖고 서로 협력했
다. 결국 둘째 그룹만이 주어진 과제를 집단의 목표로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과제를 수행해
냈다.
집단의 멤버를 일정한 목표 아래 협력하게 만들려면 멤버 개개인의 심리적인 저항을 미리
제
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멤버를 평등하게 취급하는 동시에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지나친 능력주의는 오히려 그룹 내의 결속을 흐트러뜨려 목
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 멤버들이 모두 평등하게 취급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리
더의 최대 역할이다
.
롯데 프로야구단의 전 감독인 오오사와 케이지(大澤-啓二)는1971년 시즌 중반에
전임자와
교체되었는데 그때까지 그는 롯데의2군 감독을 맡고 있었다. 그가 인솔하는 롯데2군이 이
스턴 리그에서 우승했을 때의 일이다.
그는 한 중국집에 선수 전원을 초대해서 “한 턱 낼 테
니 마음껏 먹으라”며 자기 돈을 털어가며 선수들에게 공을 들였다. 선수들은 무척
감격하여
더욱 단결했다. 이는 그룹 역학의 이론을 응용한 오오사와 감독만의 트릭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과금을 개개인에게 지급하지 말고 팀별로
지급하라.
상대의 진의를 알아내는
점쟁이들이 종종 쓰는 수법 중에 손님을 보자마자 “아버지가 안 계시네요.”라고 말하는
방법
이 있다. 그러면 손님들 대부분은 ‘참, 용하다’고 생각해서 점쟁이의 말에 완전히
말려들고
만다.
이 말은 아버지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당신의 아버지는 지금 다른 곳에 계시군요.”라는
말
로 들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람에게는 “당신의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지금 안 계시군요.”
라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모든 진실을 알아낼 수는 없어도 사람의 심리에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위
의 예뿐 아니라 사람은 여러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애매한 말이나 도형 , 소리 등을 접하
면 그것을 자신의 체험이나 상황에
투영하여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점쟁이의 말 역시 여
러 가지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는 애매한 말이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마다 자신의
처지를 반영
하여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성격 테스트를 할 때 사용하는 로르샤하 검사(RorschachTest) 역시 이 원리를 응용한
것인
데 각종 심리 테스트가 이 방법을 따르고 있다.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범죄용
의자를 취조할 때도 이 방법이
사용된다 . 예를 들어 살인 사건의 용의자에게 누군지 알아볼
수 없는 흐릿한 사진을 보여주고 “이게 누군지 알겠지?”하고 묻는 것이다. 그
용의자가 만약
진범이라면 그것이 자신이 죽인 사람의 사진인 줄 알고 눈을 돌리거나 심리적 동요를 보인다
고
한다.
유도심문도 바로 이 원리를 응용하여 상대의 진실을 캐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사건
현장
이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을 때에는 취조하는 사람이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로
“사건이 일어났던 마을은…”이라고
애매하게 발음하는 것이다. 그러면 범인은 그 애매한
소리에 자신의 진실을 투영시켜 자신도 모르게 말하는 도중에 “ 마을”이란 소리를
내뱉게
된다.
이외에도 이 방법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이 방법으로 상대의
진의를
알아내기 전에 당신의 마음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애매한 말이나 도형을 내밀어 상대의 진의를
알아내라.
제2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트릭
고객의 요구를 읽는
아기 유모차를 사기 위해 몇 개의 백화점을 돌아본다고 하자. 각 상점의 점원들은 상품의 세일즈 포인트를 열심히 강조할
것이다.
“휴대용입니다. 가볍게 제작되어 휴대하기 편리합니다.”
“원터치로 포대기 모양으로도 사용하실 수 있고 의자로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먼지막이까지 달려 있습니다.”
“스프링이 부착되어 진동이 적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간단히 접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집 주변이 도로공사를 하고 있어 유모차가 많이 흔들리면 어쩌나 하고 염려하는 당신이라면 “진동이 적습니다 .”라는 말이
인상에 남을 것이다. 또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걱정하고 있던 당신이라면 “간단히 접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당장 구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점원의 말은 거의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대 ’라는 현상이다. 즉, 지각이나 기억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와 같은 기대에 의해 상당히 왜곡된다.
이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다. 피험자에게 순간 노출기로 물체가 간신히 보일 정도의 짧은 시간광을 비춰준 다음, 트럼프 카드를 여러 장
보여준다. 그러면 ‘트럼프만 나타난다’라는 ‘기대 ’가 만들어져 다음 시험에서 전혀 예고 없이 엉뚱한 카드, 예를 들어 검은 하트 같은 것이
나타나면 피험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판정할 수 있게 되었을 때 피험자의 표정을 관찰해 보면 놀라움, 분노
등 심한 정서적 반응이 나타난다.
정상적인 카드에 대한 ‘기대 ’가 피보험자의 지각을 크게 제한하기 때문에 이런 물건이 눈앞에 나타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기대’가 상품의 구입동기가 될 때 그것을 바잉 포인트(구매 이유)라고 하는데, 상대가 기대하는 것을 정확하고 민첩하게
탐지하여 그 포인트를 철저하게 공략하는 것이야말로 세일즈의 기본이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의 특징들을 설명하라.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당신은 넥타이나 양복을 스스로 구입하는가?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남성 양복의 약50%, 셔츠의 약70%를 여성이 구매한다고
한다.
이러한 경향에 주목한 어느 백화점은 여성 패션 코너의 중앙에 넥타이 매장을 설치하여 , 다른 매장의 두 배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자신의 옷을 사러 온 젊은 주부나 여성들이 남편이나 애인을 위해 넥타이를 구입한 것이다 . 이것은 여성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 백화점의 전략이
적중한 사례다 .
시카고 대학의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리즈먼(DavidRiesman)은 그의 저서인 『고독한 군중』에서 대중사회에는 타인지향형인 인간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지금은 여성지향형의 남성이 급증하고 있는 시대다. 원래 남성은 여성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남성용품을 어떻게 여성이 구입하게 하는가가 남성용품의 매출을 신장시키는 비결이다. 앞에서 말한 백화점도 넥타이 매장을 남성용품 코너에서 여성용품 코너로 이동시키는 단순한 트릭으로 매출을 두 배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1950년대 중반, 미국의 어느 남성 모자 제조회사는 여성 패션지 「보그」 에 광고를 게재하여 매출을 늘렸는데 이것도 트릭의 일종이다.
여성지에 남성용품 광고가 등장한 것은 이것이 아마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남성의 여성지향형 풍조를 이용한 트릭은 여러 가지 형태로 이용된다
. 예를 들어 시세이도의 남성 화장품 광고에는 반드시 “우리 남성의 이성은 여성입니다.”라는 카피가 사용된다.
긴자(銀座)의 한 남성 패션 전문점에서는 애인의 옷을 골라주러 온 여성을 위하여 탈의실 앞에 소파를 배치하고 테이블에 위에는 항상 여성 잡지를 비치해둔다고 한다. 함께 온 여성에게 점원 대신 남성용품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고객의 구매율이 급증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남성용품의 소비자가 남성뿐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대중의 욕구를 포착하는
어느 저명한 여성 주간지의 편집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여성 주간지에서 섹스에 관한 기사를 게재할 때는 기사의
타이틀을10개 정도 선정한다. 이것들을 임의의 독자 그룹에게 보이고 “당신은 어느 타이틀이 좋습니까?”라고 묻는다. 그 결과 많은 표를 얻는
타이틀을 제외하고 표를 적게 얻은 타이틀을 편집회의에 올려 최종 타이틀을 선택한다.
즉, 독자의 성향과는 반대의 것을 취하는 것이다. 이는
독자의 무의식적 욕구를 공략하는 교묘한 심리트릭이다.
보통 소비자에게 단순한 질문을 하는 마케팅 리서치는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는 생산활동이나 판매활동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가 그대로 실제의 소비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자기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과 무의식의 욕구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고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이 무의식의 욕구이다. 그 예를 두세가지 들어보기로 하자.
예 ①) 광고회사인 맥켄 에릭슨이 어느 그룹을 대상으로 훈제 청어의 구매 동기를 조사하였다. “왜 훈제 청어를 구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훈제 청어를 좋아하지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거듭 조사해본 결과 훈제 청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던 사람들 중40%가 태어나서 한 번도 훈제 청어를 먹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좋아하지 않으므로 구입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은것이다.
예 ②) 알코올 도수가 약한 고급 맥주와 일반 맥주를 제조하는 맥주회사가 있었다. 과연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맥주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조사해본 결과3대1의 비율로 알코올 도수가 낮은 고급 맥주를 마신다고 대답했다. 맥주 회사의 중역은 급히 고급 맥주의 생산을 늘리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고급 맥주의 수요는 전혀 늘지 않았다. 실제로 “당신은 어느 맥주를 마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질문자가
‘당신이 마시고 있는 것은 싼 맥주죠?’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여 고급 맥주를 좋아한다고 대답했던 것이다. 이렇듯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언어나
동작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말과 행동이 반대인 경우도 있으니 , 대중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마라.
군중을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만드는
누구나 경험했지만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긴장했을 때 군중 속에 스며들면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느껴진다. 개인의 존재는 미미해지고 천
명의 군중 속에서는 천 분의 일, 만 명의 군중 속에서는 만 분의 일이 되어 자아를 잊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해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는 익명성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군중은 감정적이고 무비판적 암시에 지배당하기 쉽고, 한 사람의 동작이나 말이 군중 전체에
생각지도 못했던 큰 영향력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피암시성(被暗示性: 암시에 걸리기 쉬운 성향)은 군중의 수가 증가하고 밀도가 높아져 접촉이
많아질수록 더 커진다.
1964년 니가타 지진 때의 일이다. 시의 중심부에 있던 백화점에서는 마침 매출이 한창 오를때라 매장 안은 사람들의 어깨가 닿을
만큼 혼잡했다. 지진이 일어나 손님들은 “지진이다!”라며 비명을 지르고 진열장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주저앉는 등 대혼란에 빠졌다. 그때
백화점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로 “지금 일어난 것은 지진이 아닙니다. 화력발전소의 탱크가폭발한 것입니다. 폐를 끼치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만 오늘은 이것으로 폐점하겠사오니 한분씩 조용히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을 들은 손님들은 모두 다시
일어나 질서 있게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무참히 붕괴된 도시를 보고 다시 한번크게 놀랐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 안내방송은 창문을 통해
흔들리는 화력발전소를 목격한 점원이 폭발로 오인해서 발생한 일이었다. 이것은 오인이 군중의 피암시성을 훌륭히 포착하여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성공’을 거둔 예지만, 이를 의식적으로 대중 설득의 트릭으
로 사용한 사람이 바로 독일 나치의 독재자 히틀러다.
그의 연설은 반드시 해질 무렵에 행해졌으며 그가 연단에 오르면 이어서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군중들은 오른손을 높이 들어올리는 화려한
제스처를 보였다 . 그리고 히틀러의 연설이 진행됨과 동시에 군중의 주위를 둘러싼 친위대가 조금씩 중앙으로 좁혀 들어온다. 모여 있던 사람들의
몸이 서로 스칠 만큼 의도적으로 군중의 원을 좁히는 것이다. 그때 군중의 한 사람이 “하일(Heil) 히틀러!”라고 외치면 히틀러의 연설
내용보다는 그 무드에 취해서 군중들은
“하일 히틀러!”를 외치게 된다. 실로 히틀러는 세계 최고의 심리 조종사였다.
군중의 수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감정적이고 무비판적이니 , 그때를 노려라.
제3부 나를 변화시키는 심리트릭
적극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내가 맡고 있는 수업은 대략50명에서60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빨리온 순서대로 자신이 앉고 싶은 자리를 찾아
앉는데 , 재미있는 사실은 학생들이 매번 앉는 자리가 거의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 별로 넓지도 않은 강의실이니 어디에 앉으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도, 그렇게 앉음으로써 학생들은 무의식중에 나와의 심리적 거리를 표현하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말하고 성적도 우수한
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 가까이에 앉는 반면 , 성격도 좋지 않고 말수가 적으며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학생들은 되도록 멀리 떨어져 앉으려고
한다.
화자와의 거리와 성격의 관계를 소개하고 있는 『보디랭귀지 』라는 책에서는 성격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을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나뉜 뒤
그들을 연구실로 불러 성적에 관해 상담하는 실험을 하는 장면이 있다. 학생들에게는 미리 ‘못함’ , ‘보통’, ‘우수’의3단계로 나뉜 성적표를
나눠준다.
‘못함’인 학생에게 성적표를 나눠주면서 “정말 형편없군. 자네는 도저히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볼 수 없네 .”라고말하면 그는
상담자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는다. 물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상담자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미리 실시한 성격 테스트에서
내향형으로 분류된 학생 역시 성적과 관계없이 면접자로부터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을 거리로 표현하곤 한다 . 예를 들면 회의석상에서 기획서를 준비하지 못했을 때는 상상의 눈을 피하다가
상사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늘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으면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지고 상사와 사이도 멀어진다 . 이런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상사와 가까운 자리에 앉는 습관들을 들여서 ‘열심히 해야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의욕적인 인간, 외향적인 사람으로 자신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친해져야 하지만 왠지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일수록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나가라. 어느 새 마음의 거리도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어려운 사람과 가까이 앉으면, 마음의 거리도 그만큼 가까워진다.
인간 컴퓨터, 암기의 달인이 되는
가령 다음과 같이 마구 늘어놓은YES와NO를30초 동안 쳐다본 다음 같은 순서로 어느 정도까지 재생할 수 있는지 한 번
테스트해보자.
YES,YES,NO,YES,NO,NO,NO,YES,YES,NO,NO,YES,YES,YES,YES,YES,NO,YES,NO,NO.
무조건 ‘YES,YES,NO …’로 암기하려고 하면 아마 반 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평균적으로13개를 기억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의 한계일까? 아니 , 전혀 그렇지 않다. 조금만 더 방법을 찾아보면
기억력을1.5배에서3배까지 늘릴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원래의 단위보다 큰 단위의 그룹을 만들고 거기에 부호를 붙여 기억하면 된다. 즉 정보
하나하나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을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 그룹을 그냥 외우면 개개의 정보를 외우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부호를 매겨
외우도록 한다. 예를 들어 ‘YES,YES’군을1, ‘YES,NO’군을2, ‘NO,NO’군을3, ‘NO,YES’군을4로 정하고 순서대로
‘1,4,3,4,2,4,1,1,4,3’이라고 외운다. 마치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과 비슷하다.
이 방법을 가르치고 실험한 결과 평균21개 , 개인에 따라서는3배 이상의 양을 기억해낸 학생도 있었다. 물론 실험에서는 더 많은YES,NO를 사용했다. 이 방법을 더욱 확대하여 두개의 그룹, 즉 ‘YES,YES,YES’를1, ‘YES,YES,NO’를2로 하는 방식으로 그룹을 구분할 수도 있다. 그룹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은 증대한다.
컴퓨터는 바로 이런 원리를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 내부에는 컴퓨터의 상대를 나타내는 작은 램프가 있다. 이 램프들은 상황에 따라 켜졌다 꺼졌다 하는데 그 많은 램프의 계열을 기억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기술자들은 미리 정해놓은 부호를 암기한 다음 점멸하는 램프의 상태를 그룹화하여 암기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있다.
생각해보면 언어도 그룹화의 산물이 아닌가. 혼돈스런 현실을 그룹 지어서 기억으로 남기거나 타인에게 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를 기억하지 말고 그룹을 지어 기억하라.
수면을 활용해 나쁜 습관을 고치는
암시는 나쁜 습관을 고칠 때 특히 큰 효과를 발휘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 환자에게 최면을 걸어 , “앞으로는 술만 봐도 속이
울렁거릴 것이다”라고 암시를 걸면2,3일은 술을 전혀 입에 댈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후최면 암시’라고 불리는 이 방법이 영구적인 효과를
보려면 최면을 계속 걸어야 한다.
한편 후최면 암시와 비슷한 방법으로 러시아에서는 수면 학습법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수면 학습법은 잠들기 전이나 눈 뜨기 직전의 몽롱한 상태를 활용해서 여러 가지를 학습하는 방법이다 . 취침 전에 녹음기를 틀어놓으면 무의식중에 그 내용이 머릿속에 주입된다는 점에 착안한 학습법이다. 수면 학습법의 효과를 후최면 암시와 연결지은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의 방에서 한 달씩 생활하게 했다.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매일 밤 잠든
후에 작은 목소리로 “이제 손톱을 물어뜯지 않겠습니다 . 손톱을 물어뜯는 것은 나쁜 습관입니다. 다시는 손톱을 물어뜯지 않겠습니다 .”라고
녹음된 테이프를 틀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에 카세트를 꺼서 아이들은 자신이 암시에 결렸다는 사실을 모르게 한다 . 다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자극도 주지 않았다. 한 달 후 암시의 효과는 탁월하게 나타났다. 몰래 녹음기를 틀어준 그룹의 아이들은 손톱 물어뜯는 습관을
모두 고쳤다.
후최면 암시의 효과는 일상생활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수학문제를 풀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문제가
신경쓰여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다면 잠자기 전에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고 볼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에는 그토록 풀리지 않았던
문제가 술술 풀릴 수 있다.
수면시간을 의식적으로 활용해서 자신에게 암시를 걸어보자.
잠자는 동안 자기 암시를 걸어 나를
변화시켜라.
'건강에 관해 > 심리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의존성 성격 장애 (0) | 2006.09.17 |
---|---|
[스크랩] 강박 장애란 무엇인가? (0) | 2006.09.17 |
[스크랩] 심리분석[섭식장애 ] (0) | 2004.10.08 |
[스크랩] 심리분석[섭식장애 ] (0) | 2004.10.08 |
[스크랩] 심리분석[분열성 성격장애 사례관찰 - ③] (0) | 200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