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한 엘리자베스는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다른 두 자매를 바라보며 일찍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그녀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평생 놓지 않았다. 스위스 시골에서 자란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의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일찍 생각하게
되었다. 공포에 직면하여 죽기 전, 그 남자는 이웃의 아이들을 그의 방으로 불러,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농장을 꾸려 나가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경험은 어린
엘리자베스에게 ‘큰 자부심이자 기쁨’으로 남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아홉의 나이로 자원 봉사 활동에 나선 엘리자베스는
폴란드 마이데넥 유대인 수용소에서 인생을 바칠 소명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사람들이 지옥 같은 수용소 벽에 수없이 그려 놓은, 환생을 상징하는
나비들을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취리히 대학에서 정신 의학을 공부한 그녀는 미국인 의사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이주한다. 이후 뉴욕, 시카고 등지의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맡는데, 의료진들이 환자의 심박수, 심전도, 폐기능 등에만 관심을 가질 뿐
환자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앞장서서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들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미나를 열고,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의료계에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는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그녀가 말기 환자 5백여 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써낸
<죽음의 순간On Death and Dying>은 전 세계 2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고, 그녀는 ‘죽음’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 이후 20여 권의 중요한
저서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학술세미나와 워크숍들로부터 가장 많은 부름을 받는
정신의학자가 된 그녀는 역사상 가장 많은 학술상을 받은 여성으로 기록된다.
말년에 이르러 온몸이 마비되며 죽음에 직면하는 경험을 한 엘리자베스는 70세가 되던
해에 쓴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The Wheel of Life>를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들은 나를 죽음의 여의사라 부른다. 30년 이상 죽음에 대한 연구를 해왔기 때문에
나를 죽음의 전문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내 연구의 가장 본질적이며 중요한 핵심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 일에 있었다.”
그녀는 죽음에 관한 최초의 학문적 정리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비할 바
없이 귀한 가르침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 가르침을 전하며
살았다. <인생 수업Life Lessons>은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얻은 인생의 진실들을
담은 책이다. 이 책을 마지막 저서로, 그녀는 2004년 8월 24일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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