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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위해 온것들/환경&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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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웰빙열풍 타고 기능성 GMO 봇물…미국 식료품 70% 차지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존 스미스는 콩기름을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 진열대의 다양한 콩기름 중 두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유기농 콩으로 만든 A사 콩기름이고, 다른 하나는 ‘포화지방을 절반으로 낮추고 여러 번 튀겨도 트랜스지방이 생기지 않는 바이오 콩기름’이라고 적힌 B사 제품이다. 잠시 고민하던 스미스는 얼마 전 트랜스지방이 몸에 해롭다는 신문기사를 떠올리고는 B사 제품을 골랐다. 바이오(생물의, 생명공학의)라는 말에 왠지 믿음도 갔다. 바이오 푸드가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은 몇개월 뒤에야 알았다.’

◆GMO, 소리 없는 영토 확장=전 세계적으로 웰빙 열풍이 불면서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웰빙 열풍의 선봉장은 단연 유기농 식품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민텔에 따르면 미국 유기농 식음료 시장은 올해 매출 규모가 6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02년 매출액과 비교하면 유기농 음식은 132%, 음료는 97%나 늘었다. 영국의 유기농 시장도 매년 20%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 매출 규모는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기농 식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일정 기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GMO 원료를 써서는 안 된다. 유기농 식품이 대중화되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GMO에 대한 전쟁은 끝났다”며 “유전자조작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유전자조작 종자를 판매하는 거대 다국적 생명공학기업 몬산토의 올해 예상 매출은 43억달러로 3년새 1.7배로 껑충 뛰었다. 사노피 아벤티스나 신젠타 같은 다른 생명공학기업의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년 최대 수백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GMO의 재배면적을 보면 더욱 놀랍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의 GMO 재배면적은 13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무려 7438배나 늘었다. 2002년부터 GMO 생산에 뛰어든 인도도 4년 만에 재배 면적을 30배로 늘렸다.

이런 현상은 식량난 해소가 급선무인 제3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도 GMO 재배면적은 7년 동안 배 이상 늘었다. GMO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식료품 가운데 70%에 GMO가 들어 있고, 콩은 그 비율이 90%나 된다.

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사람들이 GMO에 특별히 관대한 것은 아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벌인 한 조사에서는 GMO 선호도가 지방이나 설탕보다 낮은 것으로 나왔다.



◆GMO의 변신은 무죄?=GMO가 그동안 조용히 시장을 넓혀온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웰빙 열풍에 있다. 세포 활동과 성장에 중요한 엽산 강화 토마토, 칼슘이 든 감자, 포화지방 없는 콩기름, 비타민 결핍을 막아 주는 쌀….

웰빙 열풍을 노린 농작물이지만 모두 유전자를 재조합하거나 생물 기능을 응용한 생명공학기술로 만들어진 ‘2세대 GMO’이다. 이 식품들은 시장에 나갈 때 하나같이 ‘바이오 푸드’라는 이름표를 단다.

유전자조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건강에 관심 많은 요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GMO기업이 고안해 낸 이름이다.

GMO는 한 작물에서 특정 유전자를 빼내 다른 작물에 주입해 완성된다. 최초로 개발된 ‘얼지 않는 토마토’는 추위에 강한 넙치의 유전자를 토마토에 주입해 완성됐다.

1세대 GMO는 얼지 않는 토마토처럼 농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병충해에 강한 콩·옥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처음 GMO가 나왔을 때 농민들은 기뻐했지만, 환경단체들은 각종 동물실험 부작용 사례를 들며 “GMO는 인체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때마다 GMO기업은 “그건 어디까지나 동물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이라며 “인체 피해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GMO기업은 1세대 때만 해도 “보통 음식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나쁘지 않다”는 주장에 그쳤지만, 바이오 푸드로 옷을 갈아입은 2세대부터 “우리 음식이 보통 음식보다 더 건강에 좋다”며 비타민·미네랄·오메가-3 지방산 강화 식품 등 소비자의 눈길을 끌 만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바이오 푸드가 유통되고 있지 않지만 ‘카테킨(항산화물질) 상추’ 등 이미 40여종이 개발됐다.

녹두의 유전자를 이용해 노화억제 콩나물을 만든 동아대 정영수 교수(분자생명공학부)는 “GMO가 소비자 식탁에 올라갈 때까지 5∼10년에 걸쳐 환경유해성 검사, 알레르기 검사를 거친다”며 “GMO를 방사능물질 보듯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소비자단체 등은 “바이오 푸드도 결국 유전자를 조작해 만들어진 상품이란 점에서 1세대 GMO와 다를 바 없다”며 “이름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다”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지로 기자   2007.11.19 (월) 17:10
출처 : 뒤늦은 공부
글쓴이 : 고마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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