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생각 저런 마음/가슴에 남는글들

정성수 시인의 "할미꽃"

할미꽃


그 때, 스승의 날.
꼬깃꼬깃한 봉투하나
쥐어주시던
할머니 한 분 있었지.


이러시면 안 된다는 사양의 말에
그러면 내가 섧해
오늘밤 잠을 잘 수 없다는 말씀에
우리 할머니 생각하며 받아든
촌지.


따뜻한 손 가만히 펴 보니
만 원짜리 한 장이
할머니처럼 웃고 있었네.

해마다 학년 초
촌지 이야기가 나오면
앞산으로 가신 그 할머니
손에
할미꽃 한 송이 들고
우리 교실을 내려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