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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후> 소노아야코
중년이란, 이 세상에 신도 악마도 없는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긍정적으로 느껴지던 일들조차도 이런 경우 저런 경우를 생각하다보면 단점이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 인간은 가치판단의 체계가 혼돈스러워지고 좋은지 나쁜지도 단정하기 어렵게 된다. 이러한 혼란스러움, 바로 이것이 중년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은은한 매력이다.
모든 것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므로 중년 이후가 말 그대로 진정한 인생이다.
정의라는 것이 소박한 인간의 행복 앞에서 '과연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중년이다.
여자든 남자든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외양이 아닌 그 사람 어딘가에서 빛나고 있는 정신, 혹은 존재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중년기이다.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준비란, 준비해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태세를 늘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견해, 예측, 희망 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일종의 쾌감을 얻게 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자식이란 참 묘하게도 좋게든 나쁘게든 인생을 진하게 만든다. 기쁨도 증오심도 배가시킨다. 이것이 자식이라는 존재가 주는 선물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게 되면 이미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인생의 행, 불행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인생이란 물질적으로 풍족하더라도 괴롭고, 부족해도 괴롭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인간은 중년 이후, 육체의 쇠퇴와 더불어 인생의 본질을 발견하는 재능을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중년이란, 물러설 때를 늘 염두에 두며 살아가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언제까지나 자리에 눌러앉아 연연해하며 공해(公害)아닌 후해(後害)를 끼쳐선은 안 된다.
인생의 최후에 수습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비로서 인간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 무리 없이, 비참하다고 생각지 않으며, 자신이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 날을 위해 조금씩 그 준비를 해나가는 것이다.
중년 이후는, 어떠한 인생이든 좋지 않은 면도 있고, 나름대로 좋은 면도 있다는 불투명한 인생의 묘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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