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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우리손에 오기까지/구약의 사본과 인쇄본

구약의 인쇄본

쇄술이 발달하면서, 히브리어 구약 본문은 일찍이 15세기 말 16세기 초 사이에 인쇄되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인쇄본 구약은 1488년에 이탈리아의 손시노(Soncino)에서 나온 히브리어 성서이다. 두번째로 나온 것은 1491/93년에 네플(Naple)에서 인쇄된 히브리어 성서이고, 세번째 것은 1494년 브레스키아(Brescia)에서 나온 것으로서 이 세 히브리어 성서는 모두 유대인들이 인쇄한 것이다. 1514/17년에 알칼라(Acala)에서 인쇄되고 1522년경부터 유포되기 시작한 「콤플루텐시안 폴리글롯」(Compluten
sian Polyglot)
은 기독교 쪽에서 인쇄한 것이다. '콤플루텐시안'이라는 말은 '콤플루툼(Complutum, 곧 Alcala de Henar-es)'에서 인쇄된 것이기 때문에 그 곳 이름을 붙인 것이고, 여러 언어를 대조한 것이기 때문에 「폴리글롯」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 스페 인의 추기경 프란시스코 지메네스(Cardinal Francisco Jimenes)의 감독 아래, 6권으로 편집되었다. 창세기를 보면, 보들리언도서관의 사본은 오른쪽에서부터 첫째 난에 히브리어 본문, 그 왼쪽 둘째 난에 라틴어역 불가타, 그 왼쪽 셋째 난에 그리스어 칠십인역, 칠십인역 각 행 위에 라틴어 번역(행간 성서처럼), 그 밑으로 넷째 난에 아람어역 타르굼, 그 오른쪽 다섯째 난에 타르굼의 라틴어역이 나온다. 히브리어, 그리스어, 아람어 그리고 세 라틴어역 모두 여섯 개의 번역이 실린 셈이다.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왈톤이 편집한 것을 보면, 제일 왼쪽 난에 히브리어 본문이 있고, 그 행간(行間)에 라틴어 번역, 둘째 난에는 라틴어역 불가타, 셋째 난에는 그리스어 칠십인역, 넷째 난에는 칠십인역의 라틴어역, 다섯째 난에는 아람어역(온켈로스의 타르굼), 여섯째 난에는 타르굼의 라틴어역, 일곱째 난에는 사마리아 오경의 본문, 여덟째 난에는
사마리아오경 본문의 라틴어 역, 아홉째 난에는 시리아어역, 열째 난에는 시리아어역의 라틴어역, 열한째 난에는 아랍어역, 열두째 난에는 아랍어역의 라틴어역이 나온다. 히브리어, 라틴어, 그리스어, 아람어, 사마리아어, 시리아어, 아랍어, 이상 일곱 개 언어로 번역된 본문을 대조시키고 라틴어 불가타를 제외한 여섯 언어의 번역마다 라틴어 번역을 병기해 준 것이다.
이것에 이어 「랍비 성서」(Biblia Rabbinica)가 인쇄되어 나왔다. 펠릭스 프라텐시스(Felix Pratensis)가 편집하고, 베니스(Venice)에서 1516년에 다니엘 봄베르크(Daniel Bomberg)가 출판한 것이다.
1 1524/25년에 베니스에서 「제2랍비 성서」가 나온다. 이것은 야곱 벤 하임 이븐 아도니아(Jacob Ben Hayyim Ibn Adoniah)가 편집한 것인데, 20세기 초까지 대표적인 히브리어 구약 성서 구실을 하였다. 「제2랍비 성서」가 마소라 주기와 본문 비평 장치 등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행하게도 후기의 사본들을 많이 사용하였으므로 원본과는 거리가 먼 절충 본문(an eclectic text)을 편집한 셈이 되고 말았다. 이것은, 매 페이지 가운데에 히브리어 본문과 아람어 타르굼이 대조되어 있고, 좌우 여백에 라쉬와 이븐 에즈라의 주석이 들어 있는 주석 성서이다. 1866년에 영국성서공회가 발행한 「레테리스 히브리어 구약」이 있다. 이것은 메이르 할레비 레테리스(Meir Halevi Letteris: 1800∼1871)가 편집한 것이다. 레테리스 성서는 기본적으로 야곱 벤 하임 이븐 아도니아의 「제2랍비 성서」 본문을 따른 것이다.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영국성서공회에서 발행한 크리스천 다윗 긴즈버그 (Christian David Ginsburg) 편집의 히브리어 구약이다. 「긴즈버그 구약」은 1894년에 출판되어 1908년과 1926년에 부분적으로 교정된다. 이것이 우리말 「구역」과 「개역」 구약의 히브리어 대본이다. 다윗 긴즈버그는 폴란드 출신 유대인으로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다. 「긴즈버그 구약」의 본문은 기본적으로 「제2랍비 성서」의 히브리어 본문을 따르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루돌프 키텔(Rudolf Kittel)이 편집한 「히브리어 성서(Biblia Hebraica)」(1909)를 들 수 있다. 키텔의 「히브리어 성서」는 처음 두 판에서 「제2랍비 성서」를 본문으로 사용하였으나, 알브레흐트 알트(Albrecht Alt)와 오토 아이스펠트(Otto Eissfeldt)가 완성한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제3판(1937)부터는 「레닌그라드 코덱스」 (MS B19a)를 본문으로 사용하였다. 영국성서공회가 「레테리스 구약」(1886), 「긴즈버그 구약」(1894, 1908, 1926)에 이어, 1958년에 내놓은 것이 노만 헨리 스네이드(Norman Henry Snaith)의 「히브리어 구약」이다. 이것은 위 두 히브리어 성서의 수정이나 보완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편집이다. 이것은 1482년에 리스본(Lisbon)에서 쓰여진 성서 사본 MS Or 1482인 히브리어 구약 사본(현재 영국박물관 소장), 1460년에 쓰여진 성서 사본 MS Or 2375인 「예멘 성서」, 1312년경에 쓰여진 「 토브 성서」(Shem Tob Bible)에 근거하여 편집한 것이다. 키텔의 「비블리 헤브라이카」를 40년 만에 수정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내놓은 것이 「비블리아 헤브라이카 슈투트가르텐시아」 (1967/77)」이다. 본문으로서는 레닌그라드 코덱스의 마소라 본문(1008년의 MS B19a)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BHK의 오기를 많이 수정해 주었고, 마소라 주기 표기에 있어서도 BHK보다 더 상세하다.
가장 최근의 것으로서는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1965년 이후부터 출판해 내고 있는 「히브리대학교 성서」 (Hebrew University Bible)이다. 위에서 말한 알렙포 코덱스에 반영된 마소라 본문을 예언서에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