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os de Lago Titicaca -Puno
띠띠까까 호수의 갈대로 만든 우로섬에서 원주민들이 갈대를 운반하고 있다.
지상最高의 호수에 갈대로 엮어 만든 人類文化史
안데스를 넘나들면서 고질병처럼 이고 다니던 고산증세가 피로와 겹쳐서 나는 거의 초죽음이 되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심한 감기몸살로 인하여 사리를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망가져 가고 있었다.
아레끼빠를 떠나서 이곳 띠띠까까 호수가 있는 뿌노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8시였다.
하루일정을 소화하려면 오전 7시전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늦게 도착하여 Taquile 방문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나스까로 가면서 흘깃 봤던 뿌노의 띠띠까까 호수가 나의 방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나는 많이도 지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 갔건만 이 호수에 대한 소문만 무성하여 호기심을 더 증폭시킨 이곳에는 어떤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망가져가는 내 신체 일부의 고통을 감수하며 일정에 따라서 기어코 내 상상의 저편에 떠 있던 이곳, 우로섬을 향해서 혜은과 함께 출발했다.
잘 알려진데로 이곳 띠띠까까 호수는 해발 3,812m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수이자 안데스의 고산족 아이마라의 삶의 터전이고
잉카의 후예들인 남미 인디오들의 정신적 고향이며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27개의 강으로 흐르며 이곳 띠띠까까로 도착한다.
아이마라의 전설에 의하면 이 세상의 첫번째 태양빛이 띠띠까까에서 내려왔고, 대지의 어머니인 빠차마마(Pachamama)의 땅에
태양의 아들인 망꼬 까빡(Manco Capac)과 그의 누이이자 아내인 마마 오끄요(Mama Ocllo)가 내려와 잉카제국을 건설했다고 한다.
그리고 태양의 신은 이들에게 황금지팡이를 주어 그 지팡이가 박히는 곳에 정착하라고 계시를 내린다.
그 땅이 잉카제국의 수도인 꾸스꼬다. 이처럼 잉카의 전설은 띠띠까까 호수에서부터 시작된다.
갈대를 잘라서 운반하고 있는 모습이다.
띠띠까까(Titicaca)란,...
'Titi'는 이 지방 원주민들의 아이마라어로 퓨마와 같은 고양이과 동물을 말하며, 'Caca'는 바위라는 뜻이다.
옛날부터 이곳 원주민 인디오들은 퓨마와 재규어 같은 동물을 숭배하면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하고
공중에서 바라보면 티티카카 호수는 마치 잠자고 있는 퓨마처럼 보인다고 원주민들은 말한다고 하지만 공중이 아니라 높은곳이라 해야 옳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외국의 경우에도 '가이드'들은 좀 황당한 전설을 늘어놓는데 이를테면 어떤 바위 하나를 두고 망부석이라 이름 붙이고
한 여인이 지아비를 너무 그리워하다가 바위가 되었다는 '야그'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나 역시 상상의 나래를 펴면 이들 못지않다.
이 호수의 크기는 대략 우리나라의 전라북도의 면적과 같은 바다와 같이 엄청난 크기의 담수호수며
안데스에서 발원된 강물들이 이 호수로 흘러 들어와서 다시 데사구아데로 강으로 또는 볼리비아의 우우루 호수, 뽀뽀 호수로 흘러 나가지만
대부분의 물들은 안데스고원의 뜨거운 볕과 바람으로 증발해 버리는데 이 호수를 빠져 나가는 물은 고작 5%미만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 이 수치는 이 호수의 전설 대부분이 사라지고 5%의 진실만이 구전되어 오늘날에 전해지고 있다는 소리로 들려서
나는 95%의 진실(?)중 한 부분을 잃어버린 '인류문화사'로 규정하고 시간이 멈추어선 이 호수의 포구로 나섰다.
기선을 타고 항해가 가능한 호수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이 호수의 포구(항구라 칭하기에는 좀 그렇다.)에는
실제로 기선이 정박해 있었고 지금은 항해를 하는지 안하는지 물때가 새파랗게 낀 포구 한쪽에 정박해 있었는데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그 곁으로 우로섬을 안내하는 작은 보트들이 즐비한데 이 보트들로 인해서 '기선'이 제압(?) 당한 것 같은 아이러니가 한 공간에 펼쳐져 있었다.
나와 혜은이 타고 가는 이 보트에는 열댓명의 관광객들이 타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대륙 바깥의 사람들이고 동양인이라고는 나와 혜은 둘 뿐이었다.
대부분 이곳 관광지에 있는 가이드들은 영어와 서반아어로 이곳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어서 동양권의 사람들이 이들의 설명을 이해하려면 쉽지 않다.
따라서 이곳 라틴아메리카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며
최소한 여행지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나 역사를 사전에 공부해 가면 도움이 되며 여행의 참맛을 배가 시켜줄 것이다.
다행이도 나는 가이드의 설명을 조금 엿들을 수 있었으나 가이드가 너무 열쉬미 떠드는 통에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여 일행의 대열에서 자주 빠져나왔다.
갈대밭에서 갈대를 채취한 후 엮어서 우로섬으로 향하는 원주민
'우르(Ur)'는 '물'이다.
물도 그냥 물이 아니라 우르릉 거리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거대한 빗줄기가 만들어 낸 황토빛 물 덩어리다.
그러니까 생명을 있게 한 물질인것이며 이 물질로 말미암아 인간들이나 생명체들이 이 땅에서 발을 디디고 살고 있는 것이며
인간들의 문명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물이 있었고 그 어떤 촌락도 이 물을 떠나서 존재한 적이 없을 만큼 물은 생명과도 같았는데
이곳 안데스 분지에서는 도대체 어떤일이 있었길래 사람들이 산꼭대기에 살고 있는가? 늘 의심하고 있었지만
안데스를 넘나들면서 그런 의심내지는 호기심이 이내 풀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물난리가 나면 제일먼저 본능에 의하여 높은 곳으로 피신했으며 물에 대한 두려움이 극도에 다다르면
또 다시 올 그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낮은 지역으로 내려오지 못할것이란 것이다.
'노아의 대홍수'를 기록한 바이블도 이와 같으며 '방주'가 말하듯 요즘 장맛비하고는 그 수준이 달라도 한참다른 재앙속에 직면한 인류가
탈출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높은 곳' 또는 물위에서 '뜰 것'을 마련하는 것 밖에는 그 어느 수단도 이 재앙을 견디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최고의 문화가 발견된 '수메르'역사도 이 '물난리'를 빼고나면 별 이야기가 없을 듯 하고
바이블의 시작을 알리는 '아브라함'도 갈데아 '우르'사람인데 그가 고향을 등지고 방황한 것도 어찌보면 이 물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이 물을 찾아서 떠나고 또 이 물 때문에 돌아 왔다.
현대의 역사도 이와 같아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방랑자'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선조가 살았던 이라크를 침공한 사실은 눈길을 끈다.
잘 아시다시피 수메르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으로 형성된 곳으로
BC 5000년경부터 농경민이 정주하며 BC 3000년경에는 오리엔트 세계 최고의 문명을 창조하였으며 그곳은 지금의 이라크 지방이다.
정체성이 없던 미국인들이 이 땅을 노리는 것은 단지 '석유자원' 때문만은 아닐것이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있었던 티그리스나 유프라테스 지역과 안데스의 고원에서는 治水를 위한 관개시설이 잘 발달 되어 있다는 사실이며
이 시설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곳들은 '물난리'가 시도 때도 없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곳 유프라테스에 '방주'가 있었다면 이곳 띠띠까까 호수에는 'totora(갈대)'가 있었던 것이다.
이 갈대는 이들이 물난리로 산꼭대기로 피신하기 전에 평소 물고기를 잡아서 목숨을 부지하던 이 호수에 가득했는데
물난리가 장기화 되면서 이들이 생각한 것이 이 갈대를 엮어서 호수위에 있으면 물난리로 부터 벗어날 수 있으며
식량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을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홍수로 생명을 잃었을 때 최후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 띠띠까까 호수에 정착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치 '신의 계시'에 따라서 선택된 육축들이'방주'로 이주하여 목숨을 부지하고 한 種의 기원(?)이 된 것 처럼
이 호수에서도 그런 사건이 일어 났는데 그가 바로 잉카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시조로 칭하는 Manco Capac과 Mama Ocllo가 아닌가 여겨진다.
아이마라의 전설에 의하면 '첫번째 태양빛이 띠띠까까에 내려 왔다'라고 하는데 그 태양빛이란 아마도 홍수의 재앙이 끝났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들이 말하는 Pachamama란 '대지의 어머니'라 일컫는데 그 대지에 망꼬까빡과 마마오끄요가 내려 왔다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우리나라의 건국신화나 오래된 부족국가들의 건국신화에는 꼭 이런 '내려 옴'의 현상이 보이는데
그것은 네팔의 한 부족국가의 전설에서도 발견된다. 이를테면 한 선각자에게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에 하늘을 가르키면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온 곳을 하늘(Sky)이라 하지만 아마도 그 하늘이란 자신의 생명을 있게 한 비 온 후 '맑음'을 가르키며
이 땅에 생명을 만든 '물'의 근원이 은하 저편에서 날아 온 한 조각 '물덩어리'의 충돌로 탄생 된 생명을 가르킬 것이다.
띠띠까까 호수 뿌노항에 정박중인 기선이다.
수메르 반대편의 땅에서도 대홍수가 있었다.
대홍수에서 최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룩한 문명의 근저에 있는 띠띠까까 호수에는 안데스의 건기가 만든 뙤약볕이 쏟아져 내리고
하늘빛을 닮은 호수의 빛갈은 까까중 머리같은 갈대들을 수도 헤아릴 수 없을만치 총총 박아 놓았는데
그 갈대숲 사이로 물오리들이 뿅뿅거리며 놀음을 벌이고 있었다.
호수는 면경과 같이 매끈했고 그 호수위로 인디오들의 고단했던 삶들이 녹아나와 푸른빛들이 짙게 드리웠는데
그 호수에 가득한 물들은 수천 수만년에 영겁을 더한 세월의 한으로 또 깊게 멍들어 있었다.
나와 혜은은 아무런 말도 없었으며 보트가 비앙~ 거리며 갈대숲 사이로 갈 때도 말이 없었다.
한 원주민이 전마선을 타고 그물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수천년 전의 대홍수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었고
그들은 이 갈대를 엮어서 배를 만들어 대피 했을 뿐만 아니라 이 대피수단으로 호수에 가득한 고기를 잡아서 연명했고
이 갈대를 엮어서 비를 피하는 지붕을 만들고 이 갈대를 말려서 땔 것을 만들고 또 이 갈대를 꺽어서 식량으로 삼기도 했다.
가이드가 보여주는 것은 인류문화사 가운데 잉카문명을 있게 한 '위대한' 이 갈대의 역할을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이런 갈대를 잘 이용한 선조들의 지혜를 부각'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고 젊은 인디오들을 연출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진부한 모습이
선조들의 위대한 삶을 퇴색시키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뿌노항에서 민예품을 팔고 있는 원주민들...이들은 밤이되자 저 치마를 두르고 뿌노시내에서 노숙을...
우로섬은 갈대를 엮어서 또 차곡차곡 쌓아서 만든 섬이다. 한가닥 한가닥 갈대를 엮어서 쌓아 둔 모습을 보면
우리들의 역사가 한올 한올 쌓여서 우로섬과 같은 하나의 '대역사'를 있게 한것이 아닌가 여겨지며
이들이 안데스의 뙤약볕과 밤의 찬기운을 피하게 해준 것이 바로 이 갈대였는데
푹신 거리는 우로섬의 갈대 위에서 이들이 만든 위대한 유산으로 나는 금방이라도 잠이들 만큼 평온함을 느꼈다.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는 유산들...하지만 우리는 또 우리대로 얼마나 위대한 일들을 하고 있는가?
늘 지지고 볶고 싸워도 인류최고의 신문명을 또 지구촌의 한곳 한반도에 새겨 놓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란, 반드시 오래되어 낫다거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어 보인다.
수메르에는 방주가 있었고 안데스의 고원에는 갈대로 엮은 귀한 인류문화사가 있었다.
뙤약볕 아래에 있었지만 우로섬의 사색은 잠시동안 몸살을 잊게 했지만 뿌노로 돌아오자 정신이 하나도 없을만치 몸살이 기승을 부렸다.
호텔앞 장터와 같은 뿌노시내로 나가서 약국의 알약을 먹고 드러 누웠으나 으스스한 기운은 땀조차 내질 못했다.
잠시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H'形으로 된 이 건물 맞은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모서리 쪽으로 마주 보이는 맞은편 방인데 그 방에서 나는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듣기 싫어도 들을 수 밖에 없다.
"oh...daring...oh...yeh...a......ak!..."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약발을 받아서 잠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문제(?)의 그 방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개...나리..." "뭐?...이런 십...장생..."
우당탕탕 소리가 나더니 마침내 이 두 욘넘이 싸움질을 해대며 욕을 퍼 붓기 시작한 잠시 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는데 아마도 여자를 밖으로 ?아내고 안에서 문을 걸었나 본데 바깥에서 문열어 달라고 또 아우성이었다.
잠 좀 자려는데 이 인간들이 쌩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 이불을 뒤집어 써도 소용이 없었다.
얼마전까지 나던 소리가 훨 좋았다. 조금있으니까 복도로 뭔가 패대기치는 소리가 들렸다.여행용 가방과 사물들이 접견실로 내 던져진 모양이다.
영어권에 사는 인간들인 모양이었는데 La Paz로 가기위해서 일찍 일어나서 그 넘과 딱 마주쳤다.
그 짜식이 알기나 아는지 문제가 없다는 시늉을 하며 씨익 거렸다. 츠암! 저러고들 사니...ㅉ
인류문화사도 저렇게 발전 해 왔겠지?...! <계속>
Boramirang
* 다음편은 안데스의 고원에 세운 고도, 볼리비아 La Paz와 띠띠까까 호수의 전경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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