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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 우리손에 오기까지/감동글 & 감동 기도문

[스크랩] 올해의 사자성어 - 광풍제월

<교수들도 모르는 '올해의 사자성어'>


2004년 이후 '난해한' 말들로 변모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교수신문이 매년 연말에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작년에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을 선정했다.
자기기인'(自欺欺人) :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인다".
이는 결국 자기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세태를 풍자하는 말로서
출전은 성리학의 대성자라 일컫는 주희의 어록집인 주자어류(朱子語類).

이 말을 제안한 이는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 200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당동벌이'(黨同伐異) 제안자이기도 하다.
당동벌이(黨同伐異) : 이해를 같이 하는 사람끼리는 파벌을 지어 뭉치면서도 그것을 달리하는 사람을 배척하는 일을 말한다.
출전은 후한서(後漢書) 중 당동전(黨同傳).

2005년도 사자성어는
상화하택(上火下澤) : 위에는 불, 아래는 연못이라 해서 사람이나 사물이 함께 하지 못하고 이반하고 분열한다는 비유
 
2006년도 사자성어는
밀운불우(密雲不雨) :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암울한 상황을 뜻한다.
두 단어 모두 출전은 사서오경 중에서 가장 난해하다는 주역(周易)이다.

교수신문은 나아가 2008년 '희망의 한자성어'로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정재서 교수가 추천한 '
광풍제월'(光風霽月)을 선정했다.
광풍제월'(光風霽月) : 비가 갠 뒤의 바람과 달처럼 마음결이 명쾌하고 집착이 없으며 시원하고 깨끗한 인품을 뜻하는 말이다.
북송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인 황정견이 당시의 저명한 철학자 주돈이의 인품을 묘사하면서 쓴 말로
출전은 송서(宋書) 주돈이 열전.

이 한자성어들이 나온 원전은 주역을 제외하고는 국내 완역본이 아직 단 한 종도 없다. '자기기인'의 원전인 주자어류는 국내에 초역본이 있기는 하나, 그 분량이 워낙 방대한 데다, 당시 백화체(
구어체)가 많아 완역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당동벌이의 원전인 후한서 또한 전체 120권 중에서 국내에는 '동이전' 하나만 번역돼 있는 정도며, 후한서보다 분량이 두 배 가량 많은 송서 또한 사정이 마찬가지다.

이 한자성어들은 한학에 조예가 없는 사람에게는 그 뜻을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그래서 국내 교수진 절대 다수가 정확한 설명이 있기 전까지는 그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

그럼에도 2004년 이후 매년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는 그 해 한국사회가 직면한 문제 혹은 과제를 비교적 정곡을 찔러 표현했다는 평가를 듣곤 한다.

언뜻 보면 무슨 의미인지 종잡을 수 없지만, 듣고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말, 2004년 이후 매년 선정되는 올해의 사자성어 혹은 희망의 사자성어가 지닌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일지 모른다.

하지만 '올해의 사자성어'가 매번 이렇게 어려웠던 것만은 아니다. 2003년 이전을 보면 오리무중(五里霧中.2001), 이합집산(離合集散.2002), 우왕좌왕(右往左往.2003) 등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평범한 성어가 선정됐다.


올해의 한자성어가 왜 2004년을 고비로 이렇게 어려운 말로 변했을까?

이 일에 관여하고 있는 안대회 교수는 "오리무중이니 우왕좌왕이니 하는 말은 쉬워서 대번에 와 닿기는 하나, 그냥 한번쯤 웃고 지나가고 마는 정도인 데 비해 당동벌이와 같은 말을 들으면 그래도 한 번쯤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하는 효과는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한학에 조예가 깊은 몇몇 교수에게서 추천받은 몇 개 후보를 교수들에게 돌려 고르도록 하고 있다.
출처 : 올해의 사자성어 - 광풍제월
글쓴이 : swan & ros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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