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구역 예배를 위해 평택에 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경* 집사님은 사뭇 진지한 어조로
제게 자신의 가정 이야기를 털어놓으셨습니다.
믿지 않는 남편의 광기어린 핍박에 대해
얘기할 때는 차마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예수 믿지 말라고, 교회당에 다니지 말라고,
갖은 회유와 협박과 폭행을 하던 남편이 어느날은
빈 술병들을 박살내어 유리 파편으로 만든 후에
거실에 쫙 깔더니
"만약 네가 맨발로 이 파편 위로 걸어간다면
자유롭게 믿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 고 해서,
피를 흘려가며 유리파편 위로 걸었다고 했습니다.
또 어느 휴일엔 남편이 술에 취해
미친 사람처럼 자신과 아이들을 폭행하더니,
집 밖으로 떠 밀어내어, 황망히 쫓겨난 적이 있었답니다.
헝컬어진 머릿칼, 여기 저기 찢기고 멍든 몰골,
수중에 가진 돈도 하나 없이
맨발로 쫓겨나왔기에 갈곳도 없었답니다.
어린 남매인 두 자녀와 함께, 집 근처
동네 놀이터에서 마냥 앉아 있게 되었답니다.
아프고 참담한 심경, 부끄러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흔들리는 그네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채
깊은 한숨 쉬듯이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주님! 한번만 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바로 그 순간, 또렷하게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와 함께 있었거늘,
너는 어찌하여 나를 보이라 하느냐?"
주님의 다정한 음성을 듣자,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리고
말할 수 없는 감격과 슬픔, 기쁨이
파도처럼 밀려와 감당할 수 없었노라고...
주 예수께서 그녀와 함께 핍박 당하셨음을 알게 되자
지옥같은 그 자리가, 천국으로 변하는 걸 느꼈다고...
김집사님의 간증을 통해 우리는
환란 당하는 자의 편에 서 계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분이
제게 말씀하시던 순간들을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천둥과 같은 소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목소리도 아니었습니다.
나의 상상도 아니었고, 환청도 아니었습니다.
그때 내 지성과 이성은 지극히 맑고 투명했고
나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너무도 또렷한 음성, 거부할 수 없는 음성이었습니다.
그 음성은 하나님의 음성이며, 성령의 음성이며
나사렛 예수의 목소리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게 됩니다.
제게 들렸던 그분의 음성은,
좀 느린 템포의, 사랑과 거룩함으로 감싸진 음성-
젠더(성)가 느껴지지 않는 남성의 음성-이었으며
경기도 표준어로 말씀하셨습니다. 음성을 듣자마자
다메섹 도상의 사울처럼, 그렇게 저는 고꾸라졌습니다.
말할 수 없는 거룩함과 크신 사랑에 압도당할 뿐 아니라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경탄과 놀라움,전율에 휩쌓이게 됩니다.
(1) 예수께서 나와 동행하심을 분명히 알게 됩니다.
나와 함께 당하고, 함께 기쁨과 슬픔을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2) 슬픔중에 있는 나를 위로하기 원하신다는 사실과
(3)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4) 그 사랑으로 나를 권면하고 계심을 깨닫습니다.
그 분의 몇마디 음성만으로도
성경말씀에 대한 거대한 통찰력을 얻게 되며
패러다임의 극적인 전환이나 깨달음을 갖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다시 살 수 있는 큰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사랑과 기쁨, 새 힘을 힘입어 살 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ㅡ예수 그리스도의 향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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