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에 관해/컴에 관해

이름 없는 학생의 DauVer 소개

다우버 검색 아고라베스트 뉴스 단어장 어린이산수 로그인 제작

學而不思則罔 (학이불사즉망):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지고,
思而不學則殆 (사이불학즉태):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로워진다.

- 논어 위정편 (論語 爲政篇)

저는 정보학을 공부하는 이름 없는 한 학생입니다.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이번에 방학을 맞아 행동에 옮겨 보았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웹2.0" 또는 "2.0"이라는 말은 아무도 신선하게 듣지 않는 과거형의 단어가 되었습니다. 물론, 과거 수 년 동안 인터넷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닌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2.0의 키워드인 "참여,공유,개방"의 가치 또한 많이 실현되었습니다. 한 때, 인터넷을 휘몰아쳤던 디씨인사이드의 열풍이 그렇고, 요즘 떠오르고 있는 한국판 인터넷 집단지성 아고라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창의적인 웹 서비스들이 나와서 인터넷 대기업들이 메꿔줄 수 없는 간극을 메웠나를 생각해 보았을 때 저의 대답은 부정적입니다. 한 때, 세계 최초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싸이월드가 나왔고, 지식 검색으로 새로운 형식의 정보 수집/검색의 장을 만들었던 한국의 인터넷 토양이 지금은 훨씬 이전에 나왔던 구글의 스트리트 뷰를 따라가기 바쁜 지경이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한국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측의 통통 튈 듯한 탄력이 죽어버린 것일까요?

저는 그 책임의 일부를 NHN과 다음 등 한국 인터넷 대기업에 묻고 싶습니다.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모든 인터넷 산업의 생태계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NHN이나 다음이 보여주고 있는 Open API, 오픈소스 등 개방을 향한 뉘앙스는 앞서 언급한 죽어버린 탄력을 다시 살려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다시 2.0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2.0의 "참여,공유,개방"이라는 가치가 우리 사회에 줄 파급효과는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IT는 인터넷에서 댓글 놀이 정도만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그 정도 잠재력만 가진 기술이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각 구성원의 지성을 하나로 모아 거대한 인류적 집단 지성을 가능케 해 줄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보"를 팔거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차이"를 기반으로 구성된 산업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러한 산업의 예로 교육 (정보를 알맞은 크기와 분량으로 나누어 제공하는 활동), 법률/의료/금융/회계전문상담 (특정 분야의 거대한 정보를 일정 기간 동안 습득한 자가 그러지 못한 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각 산업 자체를 IT가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주사 놓는 법 찾았다고 주사를 어떻게 자기가 놓겠습니까. 특정 정보에 대한 경험과 숙련이라는 것을 정보 산업이 대체해 줄 수는 없지만, 해당 산업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 받고 어떤 분야에서 어떤 서비스가 더 좋은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IT의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의 범위에는 정보의 가치와 관련된 모든 산업과 삶의 영역이 포함될 것 입니다.

여러분은 아플 때 어떻게 병원을 선택해서 갑니까? 여러분은 법적 갈등에 휘말렸을 때 어떻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줄 변호사를 찾습니까? 컴퓨터 살 때 처럼 각 업체가 판매하는 부품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다나와 같은 서비스가 의료나 법률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보 및 서비스의 표준화가 컴퓨터 부품에 비해서 훨씬 복잡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요원합니다만.) 이는 실로 거대한 변화가 될 것 입니다. 가히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정보 혁명이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 수 십년 전에 쓰여졌다고 해서 그가 언급했던 정보 혁명이 이제 모두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터넷이라는 기술과 웹의 진화로 그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이제 물리적 기술은 어느 정도 갖추어졌습니다. "부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말하는 새로운 "사회적 기술"이 창발할 시기가 무르익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이 웹사이트도 제가 혼자서 보름 동안 만든 것 입니다. 그것도 이 웹사이트를 만들었던 Ruby on Rails라는 언어를 공부해 가면서 만든 것 입니다. 아마추어 수준의 기획력, 개발력, 디자인실력 밖에 없는 저 같은 이름 없는 학생도 이제 별로 어렵지 않게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은 프로들이 여가 시간 정도만 활용해서 손 대기 시작하면 정말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얘기가 조금 빗나간 감이 있습니다만, 이러한 동기와 문제의식으로부터 "대한민국 2.0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 다우버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봤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제 멋에 사는 것이라고도 하니까요. 이름도 우리나라 최대 포털인 Daum과 Naver에서 절반씩 따서 지었습니다. 이 사이트가 대한민국 IT가 다시 한 번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한 작은 자극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 글을 비롯한 각 서비스에 대한 소개글은 각 서비스에 대한 안내글인 동시에 한 명의 학생으로서 세상에 던지는 저의 문제의식이자 제가 제시해 보는 더 나은 답에 대한 세상에 대한 논술입니다.

마지막으로 뜻 깊게 읽은 문구 하나를 소개하고 글을 맺겠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이유는 이렇게 익힌 지식이 언젠가 지혜가 되어 같은 시대를 살아 가는 사람들의 노고를 더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 때문입니다.

학문의 목적이란 인간 현존의 노고를 더는데 있다.

-브레히트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9년 1월 11일

이름 없는 학생 올림

[이 글은 제발 무단으로 퍼가 주세요.]

로그인하셔야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